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심청심]자비의 절 수행

기자명 법보신문

거금도 금천선원장 일선 스님

거리마다 꽃비가 내리고 골짜기 마다 꽃 사태를 만나는 행복한 요즈음 더욱 반가운 것은  자비를 나누는 절 수행이 절마다 꽃불처럼 번져가고 있다는 점이다. 부처님오신날을 기다리는 들뜬 마음을 억누르고 여러 이웃들을 먼저 부처님으로 받들어 모시는 자비의 실천은 부처님의 근본 가르침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건강과 함께 수행 방법으로 108배가 보편화되고 있으며 1080배와 3000배를 실천 하는 절도 많아지고 있다.

평소에 보통 사람들은 복잡한 생각이 일어나거나 어려운 일이 닥치면 절을 통해서 참회와 발원을 하고 신심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마음을 굳게 단속해 나간다. 그러나 자비심을 발하지 않고 나만이 잘 살면 된다는 이기심에 그치고 말면 내 가족은 지킬 수 있을런지 모르지만 이웃들의 아픔을 외면하게 되어 그 결과가 나중에 다시 나에게 돌아온다. 세상은 이번에 겪고 있는 세계적인 경제위기 속에서 배우는 것처럼 이웃들이 모두 함께 잘 살아야 나도 따라서 행복할 수 있다는 연기법을 가르치고 있기 때문이다.

절을 통해서 수행으로 나아가려면 우선 자비심을 발하고 절하는 대상으로서의 부처님과 나와 마음, 이 셋이 하나라는 믿음이 바로 서야 한다. 다음에는 절하면서 나타나는 번뇌와 몸에서 일어나는 감각을 바로 알아차리고 끊어 버리려고 하지 말고 절에 내려놓으면 바로 안정이 이루어지고 여기에 호흡과 하나 되면 강렬한 집중이 이루어져 일체 흐르는 생각이 멈추고 절과 하나가 된다.

 그러나 이렇게 집중이 이루어져 여기에 오래 머무르면 말뚝에 메인 소처럼 자유롭지 못하고 답답하게 되니 이제는 먼저 일어나는 번뇌와 감각을 알아차리면 그치게 되고 절하는 주인공이 나타나는데 그러면 여기에 절을 해야 한다. 그리고 바로 호흡을 함께해주면 더욱 정과 혜가 하나가 되어 온전한 절삼매가 이루어진다. 그러나 아직 초심자들은 치성한 업력 때문에 지속하기가 어렵게 되어 금방 안정이 깨지게 되는데 이때는 바로 알아차리고 절에 다시 내려놓으면 집중을 이루어 안정이 된다.

그러면 다시 여기에 머물지 말고 이제는 절하는 주인공을 알아차리고 이것이 무엇인가 살짝 의정을 일으키면 절삼매가 이루어지고 성품이 나타나게 되니 근본적으로 업력이 녹아지게 되어 여러 이웃들이 나의 몸과 둘이 아니라는 자비심이 성취되고 온전한 절수행을 이루게 된다. 또한 절을 통해서 끝없이 하심이 이루어지면 아만심과 교만한 마음이 겸손하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변하고 다리 밑을 회광반조하게 되니 절하는 주인공이 어느덧 함께 나타나서 주객이 사라지고 절을 할 뿐인 삼매의 경계로 직입하여 일체 지혜를 증장 시킨다.

하지만 이러한 바른 절 수행을 이루지 못하고 일어나는 망상이나 대상을 무조건 절을 통해서 없애려고 한다면 처음에는 워낙 치열한 산란심을 피할 수 있으니 편안하겠지만 마치 무성한 풀을 돌로 누르는 것과 같아서 답답하며 다시 고개를 쳐들고 나타나서 괴로움을 면할 수 없다. 그러므로 바른 절 수행을 통해서 지혜와 자비를 온전하게 드러내야 할 것이다. 다시 한 번 모든 이웃들이 함께 행복해지기를 발원해 본다.

산에는 꽃불이 점점 번져가고 있다.

 

거금도 금천선원장 일선 스님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