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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희 보살의 수행일기] 2.참회의 중요성

기자명 법보신문

정진 중 나타나는 경계는 참회 않은 결과
대상에 끌려가지 말고 관찰자 입장 돼야

부처님께서는 “만약 복과 덕이 없으면 물기가 없는 씨앗과도 같아 싹을 틔울 수 없으니, 마땅히 공덕을 쌓고 업장을 소멸하는 데서부터 출발해야한다”고 복덕을 쌓고 업장을 소멸해야함의 중요성을 말씀하셨다. 우리가 목적지를 설정해 놓고 여행을 떠나려면, 여행에 필요한 도구와 경비를 준비해야 한다. 식량과 음식을 준비하고, 자동차상태를 점검하며, 차에 연료를 가득 채우고 네비를 작동한 후 출발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장애 없는 정진을 하기 위해서는 복덕자량을 얼마나 갖추고 죄업은 어떻게 참회했느냐에 따라 중도에 멈출 수도, 우회할 수도, 빠르게 목적지에 도달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것이 정진의 기초이고, 근·진의 조화로 이룬 선정의 힘은 뼈대이며, 선정에서 길러진 마음의 힘으로 어떤 경계에도 혐오하거나 끌리지 않고 관찰자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바라 볼 수 있다면 마무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어떤 공부를 하던 몸과 마음에서 거친 경계부터 드러나고 점점 미세한 것들이 나타났다 사라지고를 끊임없이 반복한다. 그러다가 번뇌가 거의 사라질 무렵 심신에 깊이 잠복해 있던 무서운 경계가 치밀어 올라 종잡을 수 없을 만큼 순식간에 확대된다. 이 때 몸속 깊이 박혀있는 냉병이나 암 등의 부정적인 요소들도 비로소 발견되면서 구토, 현기증 등의 증상을 일으키고 식욕이 떨어지면서 눈앞에 여러 환영이 보이기도 한다. 또한 마음에 남아 있는 뿌리 깊은 부정적 감정들도 치밀어 오른다. 이 때 만약 그 대상에 초점을 맞추면 거기에 끌려가면서 순간 주객이 전도된다.  

주위에 함께 공부하는 도반의 경험을 옮겨볼까 한다. 한 도반은 다른 사람에 비해 집중력이 뛰어나 한 번 앉으면 서너 시간쯤은 금방 지나간다. 어느 날 백골관 수행으로 몸을 샅샅이 관찰하고 보이는 병들을 치유했다. 그 후 몸이 깃털같이 가벼워지자 법열의 기쁨에 먹는 것도 잊고 돌아다니며 일을 했다. 한데, 먹지 않고 에너지만 소모한 연유로 기운이 쇠약해지면서 다시 앉아도 앞의 힘은 사라지고 눈앞에 헛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공부가 퇴보하여 없어진 망상이 다시 생긴 걸로 착각한 순간 화가 났다고 한다. 그 감정이 갑자기 시댁 식구들과 남편을 향해 걷잡을 수 없이 치밀고 올라와 이성을 잃고 돌변하면서 며칠을 고성으로 욕하고 싸움을 걸면서 평소 얌전하고 바르던 성품은 오간데 없이 거칠게 언행을 했다. 정신이상으로 본 놀란 가족들이 병원에 입원시키고 몇 날이 지나서야 마음을 다시 잡은 쓰라린 경험을 한 것이다.

이 외에도 어떤 도반은 식욕이 떨어진다고 먹지 않아 현기증이 나면서 눈앞에 보인 환영과 즐기다가 빙의로 착각하고 자꾸 그쪽으로 초점을 맞추다가 귀신의 장난에 떨어져 횡설수설 한 경우도 있다. 또한 앉아서 공부한다고는 하나 부정적 감정과 두어 시간을 즐기다가 선정에 든 줄 착각하지만, 그 감정이 이후에도 계속 이어지고 확장되면서 나중에는 더욱 성격이 과격하고 신경질적인 사람 등 좋은 일만 있기 보다는 이런 안타까운 일들로 인해 공부를 중단하고 더욱 곤란한 지경에 빠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때 화의 허물로 인해 지금까지 쌓아온 공든 탑은 순간 무너져버린다. 이러한 원인은 모두 진실로 자기가 지은 죄를 참회할 줄 모르고 자량을 쌓지 않은 채 오래 앉기만 하면 되는 줄로 착각한 허물에서 온 결과들이다. 우리가 이와 같은 부정적 요소들인 적과 장애물을 미리 정복하고 떠난다면 해방의 목적지까지 고속으로 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강선희 보살 phad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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