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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혜 교학비판, 후유증이 더 크다”

기자명 법보신문
  • 교학
  • 입력 2009.05.01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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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화 대표 월정사 세미나서 주장
한국선 無知禪 횡행…간화선자 과오

“대혜종고의 경전과 교학 비판은 당시 선불교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부득이한 것이었지만 그 후유증은 오히려 대혜종고가 간화선을 주창하던 당시보다 문제가 훨씬 크다. 또한 오늘날 간화선 중심의 한국 선불교를 본다면 무지선(無知禪)이 횡행하고 있다.”

윤창화 민족사 대표는 한암문도회, 월정사, 탄허불교문화재단 등이 5월 7일 오후 1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국제회의실에서 ‘한암사상과 조계종의 정체성’이란 주제로 개최하는 학술회의에서 한국 선불교의 현실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할 예정이다.

미리 배포된 논문에 따르면 윤 대표는 간화선 주창자인 대혜 스님의 『서장』과 『대혜어록』, 고려 혜심 스님의 「구자무불성화간병론」, 근대의 용성 스님의 「수심정로」 등을 참조해 무자(無字)화두십종병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간화선 수행자의 필수적인 참고사항임에도 그동안 연구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던 선병(禪病)에 대해 구체적으로 검토한 윤 대표는 “경전과 교학을 무시, 경시, 비판해야 돈오한 것으로 인식되는 이상한 왜곡현상은 지나친 경교비판의 산물”이라며 “이것은 대혜종고의 본의는 아니지만 그와 간화선자들의 과오”라고 지적한다.

윤 대표는 또 “(대혜종고 이후) 모든 선승들이 다투듯 언어문자와 지식, 지성을 부정, 경시, 무시한 나머지 간화선은 점점 무지선으로 흐르게 됐다”며 “지나친 문자선과 공안선에 대한 비판이 결국 선불교 스스로 발전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비판한다. 윤 대표는 특히 “선어록이나 공안집도 『대혜어록』과 『무문관』을 정점으로 더 이상 이렇다 할 어록과 공안집을 볼 수 없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며 “이것이 대혜종고의 본의는 아니지만 그와 간화선자들의 과오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한다.

또 이날 한암 스님이 승려들의 본분사로 제시했던 참선, 염불, 간경, 의식, 가람수호 등 ‘승가오칙(僧家五則)’을 중심으로 조계종의 정체성에 대한 역사적인 검토와 미래적인 대안을 모색한 신규탁 연세대 철학과 교수도 오늘날 불교계에 대한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는다. 그는 “한국불교는 선과 염불과 간경이 종합적으로 솥의 세 발처럼 조화를 이뤄왔다”며 “이같은 역사적 상황에서 선종을 표방한 현실에 휘둘리지 말고 간화 수행과 정토 염불과 화엄교학을 저마다의 인연에 따라 하나 또는 겸하여 전수하는 풍토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신 교수는 “법맥의식과 전통사찰보존법 등 조계종에 남아있는 봉건적 요소와 일제 잔재적 요소를 정리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민주주의 말단적 폐단인 소위 선거로 총무원장을 뽑고 본사 주지 뽑는 것, 이것 말고 불교 본래적인 방법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서 동방대학원대 교수 인경 스님은 한암 스님의 어록 중 백미로 꼽히는 ‘선문답 21’조에 대한 분석을 통해 한암 스님이 보조지눌과 나옹 스님 등 전통적인 한국 간화선 전통을 충실하게 계승하고 있는 선사라는 점을 강조하며, 김광식 부천대 교수는 근현대 한국불교에서 도의국사를 종조로 내세워야 한다고 최초로 주장한 인물이 한암 스님이라는 점에 착안해 한암 스님의 종조관에 대해 집중 분석한다.

또 김호성 동국대 교수는 탄허 스님의 결사운동에 대한 새로운 조명을 통해 ‘탄허 스님의 일생이 정통이나 주류의 계보 밖으로 행군하여 그러한 정통과 주류의 계보사 속에서 빛을 상실해 버렸던 샛별의 빛을 찾아내고, 바라보고, 그 빛을 지켜가고자 했던 철인의 삶 바로 그것’이었음을 밝힐 예정이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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