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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달에는 어떤 행사하나

기자명 법보신문

예수재·삼사순례 … “보리심 찾아 정진”
방생-자원봉사도 늘어 ‘나눔행사’로 정착

 
일산노인복지관에서는 수의 제작으로 얻은 수익금을 독거노인 등 이웃을 위한 수의 보시로 회향하고 있다.

윤달은 달의 운행을 기준으로 삼는 역법(曆法)인 태음력(太陰曆)에서 지구의 공전 주기에 따라 간간이 발생하는 오차를 해소하기 위해 만든 달로 3년에서 4년 사이를 주기로 찾아온다. 예부터 민중들은 윤달을 여벌달, 공달, 덤달로 부르며 보통 달과는 달리 걸릴 것이 없는 달이라 여겼고 불교계에서도 ‘업을 소멸하는 정진기간’으로 삼아 여러 행사를 거행해 왔다.

불교계의 대표적 윤달 풍습으로는 생전예수재(生前豫修齋)를 꼽을 수 있다. ‘예수재’는 글자 그대로 ‘사후를 위해 공덕을 쌓아 살아생전에 미리 닦는 재’라는 뜻이다. 49일을 정해 놓고 7일마다 법회를 열고, 공덕을 쌓으며, 그 공덕을 조상에게 회향하는 수행정진의 기간이다. 불자들에게는 자신의 49재를 살아 있는 동안 미리 치르는 행사이기에 역수(逆修)라고도 하고 살아서 스스로 자신을 닦는다고 하여 자수(自修)라고도 불린다. 생전예수재의 진정한 의미는 자기 자신을 닦는 기간이라는 점에서 죽음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를 만들고 살아있는 동안 부지런히 몸과 마음을 닦겠다는 수행의 각오를 다지는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집안 어른들을 위해 수의(壽衣)를 짓는 일도 윤달에 하는 빼 놓을 수 없는 행사이다. 고려시대 이전부터 이어져 온 것으로 알려진 수의 문화가 보편화된 이유는 ‘효의 실천 덕목’이라는 이유와 함께 죽음을 삶의 끝으로 보지 않고 새로운 시작이라고 보는 긍정적 내세관에서 유래한다고 볼 수 있다. 최근에는 복지관 등에서 ‘내 부모’만을 위한 수의 제작뿐 아니라 이웃과 어르신을 위해 수의를 지어 보시하는 수의(壽衣) 보시도 또 하나의 문화로 확산되고 있어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방생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대표적 불교행사이다. 윤달에만 하는 행사는 아니지만 삼사 순례 등과 함께 하는 윤달 행사로 자리 잡고 있다. 본래 방생에는 집착에 사로잡힌 어리석음에서 벗어난다는 뜻과 함께 생명존중 사상의 의미가 담겨있다.‘방생’은 보리심(菩提心)을 발해 다시는 윤회악도에 물들지 않게 한다는 의미를 담아 생명의 존귀함을 다시 한 번 되새기는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방생의 참 의미를 벗어나 몇 년 전에는 ‘붉은 귀 거북(일명 청거북)’ 등의 잘못된 방생으로 환경부와 지자체, 시민-환경 단체의 비판을 받기도 했으며 일부에서는 그물을 쳐 놓고 방생한 물고기를 다시 잡는 일까지 벌어져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근래에는 일반적인 어류 방생 외에도 장기 기증과 헌혈, 독거노인을 위한 자원봉사 등 ‘인간 방생’으로 의미를 확대하자는 바람직한 의식의 변화도 늘고 있다.

삼사순례 또한 윤달에 많이 시행하고 있는 행사 중 하나다. 삼사순례는 말 그대로 3곳 이상의 사찰을 참배해 부처님과의 인연을 두텁게 하고 자신을 돌아보며 더욱 정진하겠다고 발원하는 계기를 삼는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최근에는 사찰 외에도 자비의 손길이 필요한 복지시설 등을 방문하는 자원봉사 순례도 생겨나고 있다.

조계사 포교국장 명본 스님은 “오래 전부터 이어져온 사찰 행사이기 때문에 당연히 해야 한다는 단순한 생각에서 벗어나 3~4년 만에 한 번씩 찾아온다는 윤달을 줄탁동기의 마음으로 맞아 업을 소멸하고 더욱 정진 하는 기간으로 삼는다면 진정한 의미의 윤달을 맞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소정 기자 asj@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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