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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희 보살의 수행일기] 5.마음을 정복하는 법

기자명 법보신문

무조건 앉아 좌선하는게 공부란 생각 금물
호흡·운동으로 몸 다룰때 마음 긍정 변화

티베트불교에서는 몸을 먼저 정화하는 수행을 하게 된다. 우리의 숨(氣)이 몸의 모든 에너지 통로로 원활하게 흐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막힘이 없는 에너지의 순환은 건강한 몸뿐만이 아니라 죽음을 당하여서는 해탈로 승화시킬 수 있다. 또한 금강의 몸은 자동으로 성불하는 원인이 되는 가장 합리적인 불교과학이기도 하다.

우리의 몸은 미간에서 정수리를 거쳐 꼬리뼈와 회음부에 이르는 일곱 개의 주요 에너지 센터와 7만 2천 에너지 통로를 통해 숨(호흡)의 기운을 타고 에너지가 전달된다. 이처럼 에너지 통로와 에너지, 정액(투명한 빛을 발산하는, 에너지와 마음이 하나로 융합된, 생명과 의식의 가장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는 영혼)으로 이루어져 있는 몸은 특별한 훈련을 통해 정화하고 내적인 감각을 각성시킬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의 구조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몸을 얼마든지 긍정적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것이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우리 몸에 있는 여러 종류의 에너지 통로는 명상을 하면 지혜와 부정적인 감성의 기저에 존재하는 보다 더 미묘한 심령의 에너지를 다룬다. 이처럼 미묘한 에너지가 전달되는 통로는 우리가 조금만 정신을 집중하면 그 통로를 의식할 수 있다.
우리는 때로 오래 앉아 있으면 공부를 잘 하는 사람으로 착각을 하기도 한다. 나 역시 예전에 한 번 앉으면 네다섯 시간을 기본으로 앉아 공부했었다. 그렇게 하다 보니 두어 시간 앉는 것은 너무 시시하고 짧았다.

어느 날 서암 전 종정 스님이 집에 오셨을 때 이를 자랑삼아 말씀드렸다. 그런데 칭찬이 돌아올 줄 알고 으쓱해 있던 내게 스님의 대답은 의외였다. “그렇게 무리하게 공부하면 금방 몸이 망가져서 귀신의 노름에 빠지게 될 수 있다”고 하셨다. 근(根)·진(塵)의 조화와 몸을 건강하게 돌보면서 공부하라는 말씀이셨다. 순간 나는 너무 서운했다.

‘칭찬은 못해주실 망정 하지 말라 시다니, 혹 큰스님 진짜 깊은 삼매에 들어나 가보셨나(…)’하고 망상과 함께 큰 죄의 허물을 지었다. 의심이 가시질 않아 월정사 조실이신 비룡 스님께 또 여쭈었다. 스님의 대답은 더 깊었다. 당신이 보실 때 깨쳤다고 한 스님들이 우리가 아는 상식으로 공부한 게 아니라는 것이었다.

스님은 그냥 화두만 들면 공부가 막막하고 병통만 남을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호흡을 배워서 복식호흡은 필수이고, 몸 또한 막힌 곳이 남아 있지 않도록 그에 따른 운동을 하면서, 자신이 늘 할 수 있는 다라니를 하나 정해 지속적으로 하다보면 망상도 줄어들면서 삼매의 힘이 저절로 길러지고 몸도 건강하게 공부할 수 있다고 하셨다. 그래서인지 스님은 항상 깨끗한 피부에 100년을 넘어 사시다 열반에 드셨다.

어느 날 무불선원에 갔는데 이에 충족하는 모든 것들을 가르치고 있었다. 단순히 포행만 하는 것이 아니라, 기공, 요가, 여러 호흡 등. 사실 그때까지 몇 시간씩 한 방향으로 앉다보니 척추가 휘어지고 각 장기의 기능이 약해지는가 하면 무릎이 아팠지만, 그런 증상을 말하면 공부가 안된 걸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에 그저 꾹 참고 해 오던 참이었다. 건강이 악화되어가던 중 선원에서 배운 공부법들을 목숨으로 알고 집에 와서 몇 번씩 되풀이하곤 하였다.

며칠이 안돼 단전에서 온몸으로 열이 퍼져가더니 차가운 손발은 온기가 돌아오고 따라서 여러 기능들이 하나씩 정상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이후 티베트불교를 접하면서 더욱 깊은 요가행법들을 배워 적용해 오고 있다. 앉아 있는 시간만 도를 닦는 것이 아니다. 몸이 아프면서 공부를 한다고 억지로 앉아있는 것은 어쩌면 스스로를 속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는 일이다. 앞서도 말했지만 공부를 하면 반드신 심신에 변화가 있어야 하고, 따라서 삶도 긍정적 변화가 있어야 한다.

강선희 보살 phad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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