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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편향 해법과 과제

기자명 법보신문

“MB-보수 개신교 유착이 종교간 갈등 불러”
종교인들 “정교 분리 없이 종교간 화해-상생 없다”

 
불교, 가톨릭, 개신교 종교인들이 종교간 화합과 상생을 모색하는 좌담회를 열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다양성을 부정하는 보수 개신교인들의 이분법적인 사고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이러한 요인은 한국 개신교의 독선적 교리가 그 원인이며 이에 대한 명확한 인식과 철저한 반성이 있을 때만이 종교편향은 재발하지 않을 것이다.”(한국종교문화연구소 장석만 소장)

“명확한 정교분리가 전제되지 않은 한 이명박 정부의 종교적 갈등 문제는 언제든지 돌출될 수 있다. 정치권력과 유착된 종교는 정치권력이 위축되면 필연적으로 동반 추락할 위험을 안고 있다.”(한신대 종교문화학과 강인철 교수)

이명박 정부 들어 공직자들의 멈출 줄 모르는 종교편향 행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고조되는 가운데 종교인들이 종교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갈등을 불식시키고 그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참여불교재가연대,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우리신학연구소 등 불교와 개신교, 가톨릭 3대 종교 단체가 참여하는 ‘개혁을 위한 종교인네트워크’는 6월 15일 서울 한백교회에서 ‘2008년 종교간 대화와 협력을 위한 디딤돌과 걸림돌’을 발표하고, 이를 주제로 좌담회를 개최했다.

디딤돌과 걸림돌은 종교간 대화와 협력에 미치는 영향력, 사회적 이슈와 교단의 변화에 기여한 인물 또는 단체를 대상으로 2008년이라는 시간적 특수성을 고려해 선정됐다. 조사결과 ‘디딤돌’은 2008년 9월부터 100여일이 넘는 시간동안 사람의 길, 생명의 길, 평화의 길을 찾아 나선 ‘오체투지 순례단’이 선정됐다. 반면 지난해 6월 국토해양부의 대중교통정보지리시스템 ‘알고가’에서 사찰 누락, 어청수 경찰청장 기도회 포스터 논란 등 ‘이명박 대통령과 고위공직자의 종교차별적 행태’가 종교간 대화와 협력에 악영향을 끼친 ‘걸림돌’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명박 정부는 지난해 종교편향과 관련 불교계의 거센 저항을 직면한 후 ‘공직자종교차별신고센터’를 설치하고 ‘공무원 복무규정과 행동강령’을 개정하는 등 표면적으로는 다소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공직자들의 종교편향 행위는 이후로도 계속됐고, 이에 따른 사회적 갈등의 골은 시간이 갈수록 깊어지는 양상이다.

이날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은 현 정부 들어 끊임없이 발생하는 공직자들의 종교편향 행위에 대한 강한 비판과 함께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장석만 소장은 “대기업 CEO를 주요 경력으로 꼽는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기업처럼 운영하면 된다’는 태도로 국정을 일관하고 있다”며 “어찌됐든 잘 살게 해주면 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을 펴며 자신을 따르라고 국민을 몰아붙이는 그의 태도는 다양성을 부정하는 보수 개신교인들의 이분법적인 사고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공공(公共)성과 다원성에 대한 인식 부재는 불행히도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이날 참석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는 지난 1년간 종교편향에 대한 교계 안팎의 지적에 대해 명확한 인지와 철저한 반성보다는 위기 모면을 위한 임기응변적 태도로 일관해온 이명박 정부에 대한 실망에서 비롯된 결과로 분석된다.

한신대 강인철 교수는 현재 한국의 상황이 지난 20년간 개신교우파에 의해 정부와 의회가 좌지우지됐던 미국의 상황과 유사한 모습을 보인다는 점에 주목했다. 미국 개신교우파는 개신교인의 정치 참여를 옹호하며 공립학교에서의 기도, 성서읽기 등 보수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백악관과 의회에 로비스트들을 파견해 자신들의 주장을 입법화하려고 노력했다. 또 공화당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국방비 증액 요구, 세금감면, 사회복지 예산증액 반대를 외치는 등 소수 특권계층의 이익을 대변하는 데 앞장섰다. 결국 한반도대운하, 광우병 의심 쇠고기 수입문제, 촛불시위, 방송민영화 등 현 정부의 주요정책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은 모두 이명박 대통령의 종교편향적 사고와 더불어 그를 지지하는 종교 세력의 정치 참여와 무관하지 않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강 교수는 “1980년대 말부터 미국 정관계를 뒤흔들었던 개신교우파는 자신들이 지지한 부시 전 대통령이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평가받고 물러난 뒤 급격하게 퇴조의 길을 걷고 있다”며 이명박 정부가 개신교계를 중심으로 한 세력을 정치적 기반으로 삼아 이들이 바라고 요구하는 정책을 편다면 미국의 전례를 따르는 치명적인 결과에 직면할 수 있음을 에둘러 경고했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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