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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희 보살의 수행일기] 8.칼라챠크라 법회

기자명 법보신문

칼라챠크라 관정은 청정 身心 구현 의식
스승님들 에너지가 내 안에 그대로 전달

2005년이 끝날 무렵 인도의 강가(Ganga,갠지즈강)에서 그믐날을 보내고 새해 아침을 맞이하는 트와이라이트를 통과하게 되었다. 여기서 인도사람들의 한 해 마지막 날 황혼을 보내는 장면과 새해 여명을 맞는 의식절차를 보면서 그들의 영혼과 나도 하나 되어 있음을 발견했다.

인도인들에게 있어서 어머니의 품과도 같은 갠지즈강 주변에서는 죽음을 앞두고 마지막 남은 삶을 명상하며 금생의 작별을 기다리는 인도인들을 볼 수 있다. 또 시체와 화장장면 등에서는 탄생과 죽음을 하나로 보는 그들의 삶을 볼 수 있다. 그렇게 갠지즈강의 여운을 사유하며 남인도 용수보살이 태어난 땅 아마라바티(Amaravati)로 향해 열차에 몸을 실었다.

며칠 뒤 ‘칼라챠크라(Kalachakra)’ 관정을 받고 달라이라마의 법문을 듣기 위해서였다.
칼라챠크라 관정이란 우리에게 펼쳐져 있는 탁한 것들을 다시 거두어 정화함으로써 72,000여의 기맥이 복원되어지고 청정한 부처의 몸과 마음을 구현케 하는 성스런 의식이다. 다시 말해 몸 내·외부의 거친 원인을 해체시켜 다시 청정한 부처의 몸으로 재구성 하는 것이다.

몇 년 전부터 벼르고 있다가 참석한 칼라챠크라 법회는 티베트 민족의 신앙심과 문화, 달라이라마와 여러 티베트 선사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이 민족과 스승들에 대해 한꺼번에 다 이해하기란 공부의 살림살이에 따라 그 깊이가 다르게 느껴지기 때문에 감히 함부로 말 할 수는 없다.

티베트 사람들은 본토에서부터 심지어는 3년여 동안 오체전신투지를 하며 남인도까지 칼라챠크라 관정을 받기 위해, 그리고 달라이라마를 친견하기 위해 고행을 하며 도착했다. 티베트는 영하 30도를 오르내리고 남인도는 영상 40도 이상의 더운 날씨로 인해 70도 이상의 기온차이에 실신을 하면서까지 이들의 행렬은 멈추지 않는다. 먼 거리에서도 코를 자극하는 찌든 땀 냄새와 겨울의 두툼한 옷차림에는 때국물이 주룩주룩 흐르지만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숙연해 진다. “저들의 이와 같은 신심은 어디에서 나올 수 있을까”하는 궁금증은 행사기간 내내 자연스럽게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20만이 넘는 대중들을 위한 텐트 숙소와 천막으로 설치된 법회장소가 그러했고, 조용하고 질서정연한 모습들과 보름이 넘는 기간의 행사진행 과정은 그냥 성스러움과 존경, 그리고 부러움 그 자체였다.

달라이라마께서는 새벽 4시부터 법회를 위한 정화기도와 삼계와 육도중생들을 위한 기도를 하고, 8시 경 대중들과 그 자리에서 빵과 버터차로 티베트식의 공양을 한다. 다시 9시부터 간단히 기도를 한 후 12시까지 법문을 하신다. 이어 세계 방방곡곡에서 법회에 참석한 대중들을 위해 각 나라별로 존자님과 함께 사진을 찍고 30분 쯤 간단히 법문을 하신다. 그리고 오후 2시부터 다시 이어지는 여러 행사는 6시가 되어 끝이 나고 존자님은 또 내·외 귀빈들과 예약된 일정을 소화해 가신다.

이렇게 꽉 찬 하루 일과가 이어지지만 법회기간 내내 존자님의 지친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었다. 새벽 기도시간에 들려오는 염송도, 빠르게 진행되는 법문도 음성이 항상 고르고 천상의 소리처럼 듣기에 편하고 성스럽기까지 했다. 가르침을 받는 보름 동안 그분의 흐트러진 자세를 한 번도 본적이 없다.

덕분에 축복을 받아 몸의 챠크라는 저절로 열리고 불보살님과 스승님들이 에너지가 내안에 그대로 스며들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몸은 빛 그 자체이고 빛 속에 흡수된 후 정적이 계속 되어졌다. 명상은 법회가 끝나고도 자동으로 이어졌다. 이 고요함을 방해받지 않기 위해 마음을 단속해가며 만트라를 이어갔다.

그로인해 인도에서 돌아온 후에도 나는 계속 칼라챠크라 법회장 안에 있음을 알 수 있었고, 스승님과 법에 대해 가슴이 시릴 정도의 그리움이 이어졌다. 

강선희 보살 phad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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