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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희보살의 수행일기] 10.잘죽는 학습을 해야 하는 이유

기자명 법보신문

잘 죽는법 알면 불안·고통으로부터 해방
평상시 지은 업력은 사후에도 그대로 활동

“아무리 잘살았다고 해도 죽을 때 보면 안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죽음은 그 사람의 평생 결과물이다. 때문에 공부인들이나 종교인들의 죽음은 세간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고귀하게 살다간 극소수를 제외하고 우리 대부분은 죽음 앞에서 불안과 공포를 느끼게 된다. 잘못 살아온 한 생, 남은 가족과 재물에 대한 집착, 죽으면 끝이라는 생각, 윤회를 믿더라도 다시 인간으로 태어날 수 있을 지에 대한 불안, 사후 벌어질 공포에 대한 불안 등의 이유로 스스로를 옭아매면서 고통을 받는다.

우리가 잘 죽는 학습을 해야 하는 이유는 이러한 불안과 고통으로부터의 자유, 다시 말해 품위 있고 평온한 죽음과 다시는 고통스런 사바세계에 태어나지 않기 위해서이다.
고대로부터 인간들은 사후에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를 그림과 글, 설화 등으로 남겨서 한 생을 바르게 살도록 가르쳐 오고 있다. 그 중『티벳 사자의 서』는 그 가르침을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잘 말해 놓은 경전이다.

우리가 사후 겪게 되는 경험들은 사실 살아있는 동안에도 계속 반복하여 겪고 있다.
『티벳 사자의 서』에 나타난 죽음의 과정들과 사후 벌어지는 현상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가 매일 잠을 자면서 꿈을 꾸는 과정과 명상 중 일어나는 일과도 매우 흡사하다.
이렇게 유사할 수 있는 것은 꿈의 세계나 명상 중, 그리고 사후 일어나는 일들의 공통점이 모두 잠재해 있던 우리의 업력들이 활동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하는 선·악의 모든 행위는 아뢰야식에 저장되고 그 업은 같은 조건의 것들과 만날 때 바로 반응을 하여 다음 결과를 낳게 한다. 우리가 눈을 뜨고 지내는 시간에는 그런대로 의식이 이렇게 일어나는 업의 힘을 어느 정도는 제어할 수 있다.

각자 연마한 마음의 힘에 따라 일어나는 것들을 제어도 하고 일어나지 못하도록 할 수도 있다. 또 눈을 뜨면 보이는 것들에 현혹되어 안 보다는 바깥경계에 홀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눈을 감게 되는 명상 중에나 꿈속에서 그리고 사후에는 고도로 학습된 경우를 제외하고 이런 능력을 상실하고 오히려 끌려가게 된다. 끌려가면 그때부터는 업력이 끄는 대로 현란한 형상들을 등장시키며 드라마를 연출하게 된다.

어느 날 사후 일어나는 현상과 그 때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강의 중 여덟 살 어린 소녀가 “사람이 죽으면 끝인데 어떻게 불에 들어가면 뜨겁고 벌 받으면 아프고 무섭고 하는 건가요?”라는 질문을 했다.

바로 그 소녀에게 꿈을 꾸어보았는지, 또 잠에서 깼을 때 기억나는 꿈이 있는지 되물었다. 소녀는 꿈을 가끔 꾸는데 무섭거나 걱정되는 꿈을 꿨을 때 울면서 깨기도 한 기억들을 되살렸다. 이 소녀 역시 평소 어린 마음에 고민하고 있는 일들이 잠을 자면서 다시 일어나며 힘들게 했다.

이와 같이 우리는 꿈속에 벌어진 일들에 대해 꿈을 꾸고 있다고 알아차리는 것이 아니라 실제 일어난 일인 줄 알고 무서운 것이 나타나면 도망가고, 누군가 때리면 아프고, 슬픈 일에는 울고, 기쁘면 웃게 된다. 마찬가지로 죽어서도 꿈을 꾸는 것과 매우 흡사하다고 한다.

사망 선고를 받고도 다시 살아난 많은 임사체험자들과, 선정력이 고도로 발달된 스승들이 죽은 자들의 넋이 업력에 따라 움직이는 현상들을 보고 한 증언에 의하면 평소 우리가 지은 업력이 그대로 활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게 해 준다.
 
강선희 보살 phad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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