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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희 보살의 수행일기] 11.마음 길들이는 공부와 업

기자명 법보신문

참회와 자비명상으로 마음의 힘을 기를 때
과거 업장 다스리고 자신감 넘치는 삶 가능

사람이 죽을 때 죽는 것은 몸이지 마음은 그대로 남아 있다. 그 마음은 꿈속에서처럼 자신이 죽은 줄도 모르고 불 속에 들어가면 뜨겁고, 괴물이 나타나면 무섭고, 좋은 모습들에는 애착을 갖게 되고, 가족들이나 친구들이 보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기도 한다. 즉 살아서나 죽어서나 자신이 하던 생각은 업의 힘으로 계속 이어가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악몽을 꾸고 가위눌리는 등의 현상들이 있었을지라도 잠에서 깨고 나면 꿈속의 일이었다고 안도하고 우린 또다시 눈앞에 부딪치는 경계들 속에 흡수되며 바쁜 일과로 이어간다. 문제는 명상 중 잠재된 의식, 즉 업력이 밀고 올라올 때이다.

공부를 해보면 처음엔 몸을 정복(정화)하느라 그 다음은 밀려오는 망상을 녹여가느라 다른데 신경을 쓰지 못한다. 그렇게 노력해가다보면 어느 순간 몸은 공부하는데 장애를 주지 않고 따라서 마음은 고요한 연못처럼 행복을 느껴가는 빈도가 높아진다. 하지만 우리가 살아 온 생은 무수히 많고 지은 업이 두터워 그렇게 쉽게 뿌리가 뽑히는 것만은 아니다.

평온을 유지해 가다가도 어느 순간 과거 생으로부터 깊숙이 박혀있던 부정적 업이 고개를 들고 올라온다. 고개를 들이민 순간 온 우주를 가득 채우고 그 감정을 불지를 기름통 역할을 할 그 어떤 것이라도 만나게 된다면 다시 연기의 악순환의 고리에 걸리고 그만 이성을 잃게 된다. 어떤 주제로 공부를 하든 꾸준히 하다보면 먼저 신·구·의(身·口·意)의 삼업이 정화되어지고 현재로부터 과거로 지은 업장들이 하나씩 혹은 무더기로 지워지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한 번쯤은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는데, 몸이 정화되고 마음이 정화 되면 예전엔 가볍게 스쳐 넘어갈 수도 있는 일들이 매우 크게 회오리치며 밀려오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예전에 온갖 더러운 때들로 심신이 가득하여 어지간한 일들은 그 안에 끼어들 틈이 없었다면 이제 정화될 대로 정화되어 무엇이든 비춰진 그대로 보이기 때문이다.

기억나는 것들이 다 제거될 무렵 우리가 더 깊은 과거생과 그 전전생들에서 지은 업들이 깊숙이 박혀 있다가 고개를 들고 일어나는데, 이는 업이 녹으려 드러나는 긍정적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성질을 모르면 자칫 그 덫에 걸려 지금까지 해 온 공부들이 한 순간에 무너질 수도,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그래서 이런 경계로부터 자연스럽게 대처하기 위해 심신을 훈련하는 학습들을 꾸준히 하고 참회와 복덕자량을 쌓아가며 공부해야 한다. 또 자비명상과 전생으로의 여행 체험, 그리고 천도 등은 이 모든 것들이 일어날 일들을 미리 제거하고 혹 일어날 지라도 인과관계를 이해함으로써 부정적으로 확산됨을 막기 위한 힘을 기르게 해준다.

지금 사는 부부, 자식, 형제자매, 친척 등이 전생에 나와 얽힌 인연을 알게 됨으로써 공부하다 어떤 부정적 감정이 일어나면 바로바로 원인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 감정이 확산되는 것을 방지할 수가 있다. 그래도 우리가 길들여진 습이 오래인지라 이런 어려운 경계에 막상 부딪히면 순간 이성을 잃고 깊은 늪에서 빠져 나오는데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우리가 이런 경계를 만나고 하나하나 제거해 감으로써 마음의 힘은 그 몇 배로 탄탄해 질 것이다. 우리는 마음을 길들이기 위해 공부한다. 마음의 힘이 길러지면 과거의 악습에서 벗어나게 되고 어디에도 흔들림이 없는 자신감 넘치는 삶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꿈을 보면 수행의 정도를 알 수 있고, 번뇌가 다하면 열반에 이르며, 죽음에 이르러 바르도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바로 해탈할 수 있다. 

강선희 보살 phad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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