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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희 보살의 수행일기] 12.죽음은 그대로 삶의 결과물

기자명 법보신문

선·악의 삶은 사후 모습에 그대로 나타나
사람 죽는것은 몸이지 마음이 아니기 때문

갑작스런 죽음을 제외하고 명이 다한 죽음의 과정을 보면 삶의 결과물들이 죽기 전부터 하나씩 또는 무더기로 드러나기 시작한다. 뿐만 아니라 사후 그 영향은 산자들에게까지 미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먼저 살아서 악행을 많이 저지른 사람은 죽어가면서 후회를 하게 된다. 이 때 감정이 극도로 혼란해 지면서 순식간에 부정적 생각이 용광로처럼 타오르며 온통 마음을 장악하면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평소 욕심이 많고 한이 많은 사람은 죽을 때 참으로 고통스럽게 죽는 것을 볼 수 있다. 몸에서 나오는 악취는 그 어떤 냄새보다도 고약하다.

그리고 숨이 멎을 때까지 온갖 몸부림과 고통을 호소하다가 똥오줌 등 갖은 배설물을 내보내고 죽는다. 숨이 멎은 후부터는 비참할 만큼 보기 흉한 모습을 남긴다. 눈을 감지 못하고 부릅뜨거나 입은 비뚤어져 침과 가래 등의 찌꺼기가 흘러내리고 피부는 검은 착색을 띠면서 열은 위에서 아래로 식어 내려간다.

어떤 이들은 사지와 뼈마디들이 비뚤어지기도 하며, 입관 때도 마찬가지로 시신이 멍든 것처럼 시퍼렇거나 검고 얼굴의 표정은 흉측하게 일그러져 이를 지켜보는 가족이나 친지들을 괴롭게 한다.

장례를 치르는 기간 내내 뭔지 모를 음습하고 사나운 기운이 감돌고 유족들끼리 다투거나, 그 장례식장에서 음식을 먹은 사람들이 탈이 나고, 기운이 쇠약한 사람들은 이런 에너지에 휘둘려 며칠 동안 심신이 힘들기도 하다. 장례식 이후에도 가족들에게 이런 어둡고 부정적인 에너지는 계속 이어진다.

그러나 착하게 살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정리하고 떠나는 사람은 품위 있게 가족들과 작별한다. 숨을 거두는 순간과 입관 때도 그 고귀함은 이어진다. 몸의 열기는 발에서부터 위로 향하고 입관할 때까지의 모습을 보면 참으로 평온하다. 시신에서 나오는 악취 같은 것도 거의 느낄 수 없을 정도로 깨끗하며, 장례식 내내 평화로운 분위기이다.

갑작스런 죽음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사람의 삶의 성격과 매우 흡사하다. 최근 사망 통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자살의 경우를 봐도 그러하다. 어떤 종류의 자살이든 자살을 하는 사람의 평소 성향과 똑같은 종류의 자살을 선택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사람이 죽으면 영가의 정신은 가장 가까운 즉 영가가 살았을 때 익숙했던 곳에 머무른다. 최근 연구결과에 의하면 나뭇잎 하나를 따서 그 나뭇잎을 반으로 갈랐는데 그 갈라져 나간 빈 공간에 여전히 나무의 에너지가 남아 있음을 확인했다. 결론적으로 자살을 하면 악령이 되어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우리가 죽어 몸은 불태워지거나 땅에 묻히거나 썩더라도 그 생각은 태워지거나 묻히거나 결코 썩지 않는다. 왜냐하면 사람이 죽는 것은 몸이지 마음은 그대로 남기 때문이다.
죽는 순간의 마음이 찰나 찰나 이어(윤회)지면서 그 마음은 꿈속에서처럼 자신이 죽은 줄도 모르고 불 속에 들어가면 뜨겁고, 괴물이 나타나면 무섭고, 좋은 모습들에는 애착을 갖게 되고, 가족들이나 친구들이 보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기도 한다. 즉 살아서나 죽어서나 자신이 하던 생각은 업의 힘으로 계속 이어가게 된다는 것이다.

가장 무서운 것은 한이 남아 죽음을 맞이할 때 그 영혼은 주위를 맴돌며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데 있다. 죽는 순간 마음의 흐름이 그대로 내생을 이어간다. 우리가 평소 죽음의 학습을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들이다.
 
강선희 보살 phad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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