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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우 스님의 계율 칼럼] 호화로운 평상·침구 쓰지 말라

기자명 법보신문

마음을 방일하게 해 허물만 자라나
옛스님들은 풀로 자리 만들었거늘

‘호화로운 평상이나 침구를 쓰지 말라’는 것은 수행자가 몸의 접촉으로 생기는 허물을 여의어야 하고, 부처님이 제정하신 법을 넘는 지나친 것이기 때문이다.

계를 의지하여 수행함에 있어 움직이고, 머물고, 앉고, 눕고 하는 가운데에 반드시 만족을 알고, 침상이나 이부자리를 호화롭게 하여 교만하고 방자한 생각을 내어 참선하고 염불 수행함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좋은 자리와 이부자리는 부처의 생각을 버리는 것이니, 몸과 마음을 방일하게 하여 허물을 더욱 자라나게 한다.

주굉 스님은 “부처님 법에 평상을 만들되, 부처님 손으로 여덟 손가락을 넘지 못하게 하였다. 이를 초과하는 것은 계를 범하는 것이며, 더욱이 칠하거나, 단청하거나, 꽃무늬를 새기거나, 명주나 비단으로 만든 휘장이나, 이부자리 종류는 마땅히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옛 사람들은 풀로 자리를 만들어 나무 밑에서 잤다. 그런데 오늘날은 평상이 있게 되었으니, 이것만하여도 훌륭하거든, 어찌 더 높고 넓게 하여 허망한 이 몸을 멋대로 편케 하리오”라고 했다.

스님들이 사용하는 상(床)에는 두 종류가 있다. 첫째는 승상(繩床)이다. 다니며 수행하는 사람을 위해 만든 것으로 비구가 항상 지녀야 하는 18종물(種物)의 하나인데, 줄로 나무 사이사이를 얽어매어 만드는 것이니, 나무 아래에서 잠을 잘 때 낮고 습함을 피하려는 것이다. 둘째는 목상(木床)이다. 좌선(坐禪)하는 사람을 위해서 만든 것으로 평상의 다리 모양에는 굽은 것과 곧은 것이 있다.

협존자(脇尊者)는 중인도 사람으로 본명은 난생(難生)이니, 60년을 어머니 태속에 있다가 비로소 태어났기 때문이다. 80세에 이르러서 구조(九祖) 복태밀다존자(伏密多尊者)를 의지해서 출가했다.

이때에 어느 젊은 비구가 “출가의 할 일은 첫째는 참선을 익히고 둘째는 경을 외우고 배우는 일이거늘 그대는 지금 늙어 쇠약하니 어떻게 공부하겠는가”라고 했다.
존자가 그 말을 듣고 맹서하되, “내가 만약 삼장(三藏)을 통달하지 못하고, 삼혹(三惑)을 끊지 못하고, 육신통(六神通)을 얻지 못하고, 팔해탈(八解脫)을 갖추지 못하면 마침내 옆구리를 자리에 대지 않으리라”라고 했다.

그리고 9조(九祖)의 거처에서 시봉하면서 잠깐도 잠을 자지 않으니, 낮에는 삼장을 배우고 밤에는 좌선했다. 3년 내에 서원한 바를 증득하고 제 10조(十祖)가 되었다. 이 때 사람들이 공경하고 추앙하여 호를 협존자(脇尊者)라고 불렀다.

고봉묘선사(高峰妙禪師)는 원나라 때 스님이다. 휘(諱)는 원묘(原妙)요, 오강(吳江) 서 씨의 아들이다. 어머니의 태몽에 스님이 배를 타고 오는 꿈을 꾸고 곧 태기가 있었다. 좀 자라서 포대기를 면할 즈음에는 가부좌하기를 좋아하더니, 집에 찾아 온 한 스님을 만났는데, 그 스님을 따라가고자 하여 나이 15세에 가화(嘉禾) 땅 밀인사(密印寺)로 출가하였다. 16세에 머리를 깎고 17세에 천태교(天台敎)를 익혔으며, 스무 살에 일대시교(一代時敎)를 마치고 선방인 정자사(淨慈寺)에 들어갔다.

3년 동안 죽기를 맹서하고 목욕도 하지 않고, 머리도 깎지 아니하고, 침상이나 탁자에도 오르지 아니하니 먹고 자는 것을 모두 잊었다. 뒤에 천목산 사자암의 서쪽 동굴에 작은 집을 지으니, 모양이 돛단배 같았다. 사관(死關)이라 써 붙이고 시봉(侍奉)도 끊으니, 동굴에는 사다리가 아니면 올라 갈 수 없었다. 사다리를 거두어 버리고 오가는 인연을 끊으시니 비록 제자라도 가서 뵙기가 어려웠다. 우리는 이런 일들이 꿈같을 수밖에 없다. 믿어지지도 않기 때문이다. 

철우 스님 파계사 영산율원 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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