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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nt color=red][집중취재][/font]강원, 학인 편중현상 심각

기자명 법보신문

‘학인 쏠림’ 현황과 배경

해인-통도 사 등 제외하 곤 입학생 10명 미만
예산 부족-획일화 된 교육이 학인 편중 부추겨

‘부처님의 교법을 강설하고 연구하는 수행도량’인 전통 강원. 삼국시대 사찰 경내에 넓은 강당을 만들고 스님과 재가불자들을 상대로 경학을 강설한데서 유래한 전통 강원은 이후 한국불교 인재 양성의 요람이 돼 왔다. 특히 전통 강원은 출가 이후 사미(니)들이 대중생활을 통해 습의를 익히는 것은 물론 부처님의 경과 논을 설하고 연구하면서 스님들의 기본교육기관이 돼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전통 강원이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동국대와 중앙승가대 등 현대식 교육기관이 들어서면서 학인들의 상당수가 전통 강원을 기피하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때문에 전통 강원에 입학하는 학인의 수가 크게 줄어들었을 뿐 아니라 특정 강원으로만 학인이 쏠리는 편중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실제 조계종이 발간한 『2009년 통계자료집』에 따르면 지난해 19개 강원의 입학생을 조사한 결과 해인사, 통도사 등 몇몇 강원을 제외하곤 정원은 고사하고 입학생이 2~3명에 그친 강원도 다수 있는 것으로 확인돼 강원 별 학인 편중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불교의 대표 총림인 수덕사(4명), 백양사(3명) 강원 등도 학인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나마 지난해 각각 20명으로 전통 강원 중 가장 많은 입학생을 받은 해인사와 통도사 강원의 경우도 중앙승가대(사미 43명, 사미니 23명)와 동국대(사미 31명, 사미니 18명)에 비하면 입학생의 수가 턱없이 부족했다.

특정 강원에 학인이 쏠리는 현상은 사미니 전통 강원에서도 유사했다. 운문사 강원의 경우 지난해 입학생이 40명인데 비해 동학사는 15명, 봉녕사 13명, 청암사 14명, 삼선 강원 10명 등으로 조사돼 학인 쏠림 현상이 뚜렷했다.이렇다보니 몇몇 강원의 경우 강원 운영 자체를 포기해야 할 상황으로까지 내몰리고 있다. 또 교육의 질도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전통 강원 별로 학인들의 편중 현상이 심화된 배경은 강원에 대한 종단의 교육예산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실제 조계종 2010년 예산에 따르면 전통 강원에 지원되는 예산은 3억 5400여만 원에 그쳤다. 19개 강원을 고르게 배분할 경우 강원 별로 한 해 2000만원이 채 되지 않는 예산이다. 학장과 강사들에 대한 기본적인 보시금조차 지급하기 어려운 금액이다. 때문에 사실상 강원에 대한 모든 예산은 해당 교구본사가 책임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렇다보니 재정이 넉넉한 강원과 그렇지 못한 강원의 교육환경은 현격히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특히 재정이 넉넉하지 않는 강원의 경우 낙후된 시설을 개선하는 것은 고사하고 별도의 특강비를 지급해야 하는 전문 강사를 초청하는 것도 쉽지 않다.

경상도에 위치한 한 강원 강사 스님은 “사중의 재정이 넉넉한 몇몇 교구본사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강원이 강사들의 연구비조차 지원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교육환경을 개선한다는 것은 꿈도 꾸기 어려운 현실”이라며 “이런 상황 속에서 학인들이 교육환경이 좋은 곳을 선호하는 것은 당연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전통 강원의 획일적 교육과정도 학인들이 특정 강원의 편중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대부분의 강원이 동일한 교육과정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전통과 동문들의 결속력이 뛰어난 강원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다. 따라서 종단 안팎에서는 무작정 교구본사별로 강원을 유지하기 보다는 몇몇 강원을 하나로 묶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해 각 강원 별로 특성화를 살린 전문 교육기관으로 탈바꿈 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많다.

중앙종회 교육분과위원회 한 위원 스님은 “그 동안 각 교구본사가 사격을 유지한다는 명목으로 뚜렷한 운영 계획 없이 전통 강원을 설립, 운영하면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전통 강원의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교구본사 별로 강원을 통합해 특성화를 살려나가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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