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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가대학 특성 살린 사회적 접근 고민해야”

기자명 법보신문
  • 교학
  • 입력 2009.11.27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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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학연구소, ‘승가대학 역사-문화’ 세미나
“승가 역량 재고 위해선 개편 불가피” 지적

“강원 교육에 있어 불교의 사회화와 사회의 불교화를 고민해야 할 때다. 불교의 깨달음을 사회화해 좀 더 가깝게 대중들에게 다가가고, 또 사회의 질적 제고를 통해 사회를 불교화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입니다.”

최근 전통 강원이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다. 출가자의 감소로 학인들의 수가 부족한데다가 전통 강원의 훈고학 편중, 부족한 학과 시간, 재취학 문제 등으로 학인들의 전통 강원 기피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전통 강원을 활성화시키고 강원 교육의 내실화를 위한 종단 차원의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현재 강원의 현실을 분석해 승가교육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조계종 교육원 불학연구소(소장 원철)는 11월 27일 템플스테이정보센터 교육관에서 ‘승가대학의 역사와 문화’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해인사승가대학의 어제와 오늘’을 주제로 발제에 나선 동국대 불교학과 고영섭 교수는 “학국 교육사에 사찰이 차지하는 위상은 각별하다”며 “불교 전래 이래 사찰은 국가의 교육기능을 담당했으며 현재 강원 모습을 갖추기 시작한 것은 신라 통일 이후인 9세기 중엽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전통 강원이 설립된 이유는 선교겸수(禪敎兼修)를 위한 것으로, 학인들을 사미, 사집, 사교, 대교로 구분하는 제도는 조선시대에 완성됐다”며 “이후 지방 강원은 구한말 이래 지방교육기관으로 탈바꿈했고, 1906년 선각자들에 의해 서울 명진학교가 세워지면서 지방 19곳의 사찰에 명진학교의 분교 형태인 학교가 세워졌다”고 설명했다.

해인사승가대학과 관련 고 교수는 “해인사에는 개산 당시인 9세기 초부터 강원이 존재했던 것으로 추정되며 지금의 승가대학은 1967년 해임총림이 만들어지면서 함께 설립돼 전통 강원의 맥을 이어오고 있다”며 “그러나 최근 전통강원의 교과과정을 과감히 쇄신하고 일반대학의 교과과정을 혁신적으로 수용해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해인사 강원의 개혁은 전통교육과 현대교육의 통로를 개척했다는 점에서 부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는 것이 고 교수의 주장이다. 고 교수는 “해인승가대학이 교과과정을 변화시킨 것은 종래 강원의 입장에서 볼 때 획기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다”며 “그러나 불교의 대사회적 발언과 참여가 절실한 이때 승가대학의 교과과정 역시 일반대학의 교과과정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제는 일반대학의 특수성을 흡수하면서 승가대학의 특성을 발휘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며 “무엇보다 승가대학의 고유성과 일반대학의 독자성을 적절하게 조화시켜내는 작업은 모든 승가대학이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라고 덧붙였다.

‘통도사승가대학’을 주제로 발제한 전 통도사 강사 양관 스님도 “지식정보화사회 속에서 내전 탐구만으로는 폭넓은 지성적 역량을 발휘하기 어렵고, 고전적인 학습에 치중돼 현대교육과의 괴리가 생기고 있다”며 “승가교육의 새로운 교육시스템 도입은 물론 불교 지성화 차원의 커리큘럼 개편도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화엄사 승가대학의 역사’에 대해 발제한 동국대 김광식 연구교수는 화엄사승가대학이 안고 있는 내적 문제로 △교학적 전통의 계승 △학인 부족 △학림 등 전문교육기관 부족 △운영비 혁신 △다양한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기회 부족 등을 꼽았다. 김 교수는 “이러한 선결 과제는 화엄사승가대학뿐 아니라 여타 다른 강원에서도 겪고 있는 문제”라며 “이를 극복할 때 승가대학의 미래에 희망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는 동국대 경주캠퍼스 정각원장 화랑 스님이 ‘법어사 강원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조선대 이계표 교수가 ‘송광사 강원의 역사’에 대해 각각 발표했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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