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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댓글, 약인가 독인가

기자명 법보신문

악플러 활동 불구 비판-토론문화 확산 기여

회원제 도입 등 악플 차단 방안 찾아야

“불빠들은 지지를 해도 왜 꼭 저런 불신자 좌빨 종북 유촉새 같은 것들을 앞세우져? 역겨운 절깐 향불냄새가 개유빠 광노빠 노랑물, 좌빨, 뻘건물에 섞여서 온나라를 분탕질 치고 있군요! 주 여호와 하나님의 공의의 준렬한 검이 너희들의 행위대로 샤프하게 번득이고 심판하시리라!”

최근 유시민 전 복지부장관이 불교계 단체의 초청 특강에서 정부의 4대강사업 추진을 비판한 강연 내용을 다룬 「법보신문」기사에 달린 ‘주의 검’이라는 네티즌의 댓글이다. 이 댓글의 주인공은 자신의 감정을 저속한 표현을 동반해 거칠게 표출하고 있다. 그러자 ‘넌 ×독빠~’라는 네티즌이 “이런 ×독 알바넘이 여가 어디라구 ×설레발을 치냐” 라는 댓글로 응수하고 나섰다. 이 정도면 댓글 전쟁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도 종교색까지 가미한 온라인 전쟁이다.

댓글은 본래 하나의 게시물 바로 밑에 즉시 남길 수 있는 짧은 글로, 간단하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감상평 정도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인터넷 댓글 문화가 활성화되면서 이처럼 정제되지 않은 감정을 표출하는 양식의 댓글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른바 ‘악플’이다.

악플은 대부분 특정인에 대한 인신공격이나 비방·비난으로 일관된다. 특히 악플 중에서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을 사실인양 퍼뜨림으로써 한 개인에게 치명적 상처를 안겨주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같은 상황은 뒤늦게 활성화된 불교계 인터넷 댓글에서도 어김없이 나타나 최근 들어 법적 시비의 대상이 되고 있다.

불교계 인터넷 댓글이 몇몇 언론사를 비롯해 수행모임의 카페, 사찰 홈페이지, 종단 홈페이지를 중심으로 활성화되고 있는 가운데,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는 악플을 다는 악플러들은 주로 언론사나 종단 홈페이지를 옮겨다니며 활동하고 있다. 특히 이들 악플러들은 특정 인물과 단체에 관한 글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또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 교구본사주지 선거 등 핫 이슈가 있을 때면 어김없이 그 마각을 드러내며 혼란을 조장하기도 한다. 새로운 소통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는 댓글의 독소적 모습이다.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마련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불교계는 아직까지 악플에 반대되는 개념의 선플이 댓글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불교계에서는 댓글 활성화의 초석을 놓은 수행카페들이 선플 문화 확산의 중심에 있다. 실례로 ‘목탁소리’ 카페에서는 남에게 뜻하지 않은 상처를 준 글을 남긴 당사자가 “잘못했습니다. 참회합니다”라는 글을 올리고, 그 참회의 글에 “사랑합니다”라는 격려의 글이 달리는 모습도 있었다. 이처럼 불교 선플에는 남을 격려하고, 정보제공에 감사하는 내용이 가득 담겨 있다.

이와 함께 불교계 댓글은 익명성이 주는 긍정적 요소가 크게 작용해 오프라인에서 소극적이기만 하던 토론문화의 새 지평을 열기도 했다. 지난 8~9월 「법보신문」 홈페이지를 통해 뜨겁게 달궈졌던 ‘불설·비불설’ 논쟁이 대표적이다. 이 논쟁은 하나의 글에 100여 개의 댓글이 달리며 논쟁이 확대 재생산되는 양상을 보이기까지 했다.

이에 따라 불교계 댓글은 ‘독’ 보다 ‘약’이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게 현재까지의 일반적인 평가다. 따라서 일반 사회의 댓글문화 논쟁에 비해 아직 불교계 내부에서의 댓글문화 관련 논란은 미미한 수준이다. 여기에는 비록 불교계 댓글에도 남에게 상처를 주는 악플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댓글을 규제할 경우 건전한 비판이나 새롭게 발전하는 토론문화까지도 족쇄를 채우는 부작용이 따를 것이라는 우려도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댓글이 불교 인터넷 문화 전반의 발전에 ‘약’이 될지라도 ‘독’이 되는 악플을 최소화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따라서 ‘오마이뉴스’ 등 인터넷 매체의 사례에서 보듯, 회원가입을 통해 댓글을 달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필명으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실명과 비실명이 공존하도록 함으로써 댓글을 다는 이들이 스스로의 양식을 갖추는 한편 실명제에 따른 압박감에서도 벗어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댓글문화를 발전시키자는 것이다.

심정섭 기자 sjs88@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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