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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선정 2009년 10대 뉴스

기자명 법보신문

조계종 33대 집행부 출범…낙산사 복원 회향
전직 대통령 서거 추모…니까야 논쟁 학계 달궈

2009년은 새로운 희망의 기운을 느낀 한 해로 평가된다. 조계종은 1994년 개혁종단 출범 이후 처음으로 평화로운 종권이양을 이뤘고, 지난 2005년 화마로 소실된 낙산사가 여법하게 복원됐다. 그런가하면 불국사 석가탑에서 출토된 사리장엄구가 43년 만에 불교계 품으로 돌아왔고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경색된 남북 민간 교류도 남북 불교계의 노력으로 재개됐다. 그러나 그 동안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헌신했던 김대중, 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의 잇따른 서거로 안타까움이 컸던 한 해이기도 했다. 법보신문은 2009년 한 해를 돌아보며 10대 뉴스로 정리했다. 편집자


1. 자승 스님, 33대 총무원장 취임

 
조계종 제33대 총무원장으로 당선된 자승 스님이 축하 꽃다발을 받고 있다.

자승 스님은 10월 22일 제33대 총무원장 선거에서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됐다. 이에 따라 자승 스님은 지관 스님에 이어 조계종 제33대 총무원장으로 취임했다. 이는 1994년 개혁종단 출범 이후 평화적으로 종권이 이양된 첫 사례로 평가됐다. 자승 스님은 11월 5일 조계사 대웅전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소통과 화합으로 불교중흥을 이루겠다”며 “교육과 포교를 강화해 신뢰받는 종단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선거는 역대 선거와 달리 후보간 상호 비방과 폭로, 금품 살포 등 구태한 선거문화가 크게 개선돼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특히 중앙종회의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과정에서 후보 측으로부터 여비, 숙식비 등 일체의 경비를 제공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데 이어 대부분의 교구본사에서 선거 당일 상경, 투표를 진행하기도 했다. 비록 선거 후반 특정후보를 겨냥한 괴문서가 유포되고 후보 자격시비가 일기도 했지만 역대 선거에 비해 차분하고 조용한 가운데 진행된 선거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2. 통일신라 채색소조불 첫 출현

지난 2월 통일신라 전성기에 조성된 첫 채색소조불이 본지에 처음 공개되면서 세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경주 기림사는 약사전 삼존불을 보수하던 중 불상이 여러 차례 덧칠해진 것을 확인하고 이를 차근차근 걷어낸 결과 통일신라 전성기 때 조성된 채색소조불을 발견했다. 기림사 약사전에 모셔진 약사불과 문수보살·보현보살 등 삼존불은 그동안 전체적으로 미적 감각이 크게 떨어져 그동안 일제 때나 조선후기에 조성됐을 것으로 추정돼 왔다. 그러나 개금(改金)불사 과정에서 지금과는 전혀 다른 형상의 통일신라 불상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채색소조불은 통일신라 이후 고려, 조선, 일제시대를 지나 1987년 마지막 개금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약 5차례의 보수단계를 거친 것으로 확인됐다. 문화재 전문가들은 ‘환골탈태’로 원형을 드러낸 약사불과 협시불이 그 형태와 양식에 있어 모두 통일신라 전성기에 조성된 국보급 문화재라는데 의견이 일치했다. 또 조선시대 조성됐다는 불상들이 사실은 그보다 훨씬 오래전에 조성돼 덧칠해졌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획기적인 사례라는 점에서도 큰 관심을 모았다.

3. 미륵사지 석탑서 진신사리 발굴

국립문화재연구소가 1월 14일 익산 미륵사지석탑 보수정비사업 과정에서 부처님진신사리가 담긴 금제사리호 등 505점의 유물을 발굴해 학계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특히 유물 가운데 발견된 금제사리봉안기에서 ‘미륵사 창건은 639년 백제 좌평사택 적덕의 딸이자 당시 무왕의 아내였던 백제왕후에 의해 이뤄졌다’는 기록이 나와 백제사 연구에 새로운 계기가 될 것으로 학계는 내다봤다.

뿐만 아니라 당시 발견된 유물들도 예술적 가치가 뛰어나 백제의 우수한 금속공예 실력을 대내외에 입증했다. 특히 금제사리호는 높이 13㎝, 어깨 폭 7.7㎝의 작은 병 형식으로 표면에 다양한 문양과 정밀한 세공기법으로 장식돼 있어 백제 금속공예의 우수성을 잘 보여줬다. 이런 까닭에 학계에서는 부여 능산리 절터에서 발굴된 백제금동대향로에 버금가는 ‘국보 중의 국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유물 발굴과정에서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유물 발굴에 급급한 나머지 ‘미륵사지 석탑 복원과정에서 사리장엄구가 발견될 경우 자문위원을 비롯해 불교계와 협의한다’는 약속을 무시한 채 발굴, 일방적으로 공개함에 따라 자문위원들과 불교계로부터 큰 비판을 받는 등 논란을 빚었다.

4. 끊임없는 종교편향

지난해 국토해양부 지도 ‘알고가’ 사찰 누락 등 잇단 종교편향 행위로 국민적 분노를 샀던 이명박 정부의 기축년 한 해도 끊임없는 종교편향으로 얼룩졌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은 약속을 어기고 김진홍 목사를 청와대로 불러 예배를 보는 등 기독교 장로 대통령이란 이미지를 국민들에게 다시 각인시켰다.

종교편향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 문제의 심각성을 더했다. 강원도 고성군 이승만 화진포 기념관에서는 ‘이승만 전 대통령이 기독교 민주주의 국가를 완성했다’는 종교편향성 글이 국민 혈세로 제작된 사실이 드러났다. 또 육권 71사단은 예비군 동원훈련 안보교육시간에 기독교 찬양 일색인 동영상을 상영했고 서울여대는 신입생 입학업무를 담당하는 입학사정관 응시자격을 기독교인으로 제한했다. 여수세계박람회 지원과장은 “세계박람회는 하나님 은혜”라는 발언으로 종교편향으로 낙인찍히기도 했다.

5. 태고종 운산 스님 사퇴

도법사와 극락사 교회 매각, 울산 옥룡사 헐값 매각, 사회복지법인 친인척 연루 등 각종 비위 의혹으로 교계 안팎의 비판을 받아온 운산 스님이 지난 8월 태고종 총무원장직을 자진 사퇴했다. 운산 스님은 8월 10일 태고종 중앙종회가 각종 비위 의혹을 비롯해 총무원 집행부의 독단적 종무집행을 문제 삼아 ‘총무원장 불신임’을 주요 안건으로 하는 임시중앙종회를 개최할 것으로 알려지자 임시회 개최 하루 전 돌연 사퇴서를 제출했다.

운산 스님은 각종 비위 의혹으로 태고종 내부의 사퇴 압박이 고조되던 지난해 원로회의, 사찰 주지회의,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문제 해결에 시간이 필요하다. 늦어도 3월말까지는 총무원장직에서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그러나 올 3월 말 열린 임시중앙종회에서 “결자해지의 기회를 달라”며 사퇴를 번복, 교계 안팎의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중앙종회의 동의를 얻어 임기를 보장받았다. 그러나 문제 해결은커녕 종무행정을 둘러싼 태고종 내부 갈등이 고조되고, 중앙종회가 불신임을 결의할 것으로 보이자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돌연 사퇴를 결정했다.

그러나 운산 스님의 사퇴서를 수리한 중앙종회는 운산 스님의 총무원장 재임기간 중 발생한 종단 부채와 비위 의혹에 대한 조사를 계속 진행하며 법적 책임의 뜻마저 밝히고 있어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6. 낙산사, 웅장한 옛 도량 복원

 
2005년 화마로 소실됐던 낙산사가 4년여에 걸친 복원 불사 끝에 10월 12일 웅장했던 옛 가람의 모습을 드러냈다.
2005년 4월 5일 강원도 일대를 휩쓴 산불로 도량 전체가 소실, 국민들에게 충격과 안타까움을 일으켰던 낙산사가 4년여에 걸친 복원 불사 끝에 10월 12일 웅장했던 옛 가람의 모습을 드러냈다. 앞서 2007년 11월 원통보전, 범종각, 홍예문 등 화재로 소실된 전각을 우선 복원한바 있는 낙산사 측은 조선 18세기 단원 김홍도가 그린 낙산사도를 바탕으로 빈일루 응향각, 정취전, 설선당 등 7동의 주요 전각을 복원, 단아하고 기품 있던 옛 낙산사의 모습을 되살리는데 성공했다.

2차 복원 불사 회향법회를 계기로 사실상의 도량 복원을 마무리한 낙산사 측은 “천년고찰 낙산사가 사람과 자연 그리고 문화가 하나 되는 사찰로 거듭나기를 발원했으며 이 발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진 또 정진할 것”이라고 서원했다.

이날 회향 법회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을 비롯해 원로의원 녹원 스님, 종회의장 보선 스님, 호계원장 법등 스님, 주호영 특임장관, 김진선 강원도지사 등 종단 안팎의 주요 인사들을 포함 사부대중 1만 여명이 동참해 역사적인 낙산사 복원 불사의 자리를 함께 했다.

7. 석가탑 사리장엄구 43년 만에 귀환

지난 1967년 1월 석가탑 해체 수리 과정에서 발굴된 성보들이 43년 만에 마침내 불교계 품으로 다시 돌아왔다. 이번에 돌아온 성보는 세계 최고(最古) 목판인쇄물인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을 비롯해 사리를 봉안하는 사리장엄구, 고려시대에 중수한 ‘중수문서’,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문양 비단 등 45건 88점이다.

이들 성보가 돌아오기까지는 숱한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특히 지난 2007년 3월 조계종과 국립중앙박물관은 석가탑에서 발견된 성보의 관리주체를 놓고 팽팽히 맞서기도 했다. 조계종이 불교중앙박물관 개관에 맞춰 국립중앙박물관에 기탁 보관 중인 석가탑 사리장엄구의 반환을 요구했으나 국립중앙박물관이 반환불가 입장을 통보했기 때문이다.

조계종과 국립중앙박물관의 대립이 심화되는 가운데 결국 문화재청이 문제 해결에 나섰고, 지난 8월 18일 문화재위원회 동산문화재과 5차 회의에서 조계종 이관을 최종 결정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조계종은 12월 17일 조계사 대웅전에서 국보 제126호 석가탑 사리장엄구 일괄 이운 및 고불식을 봉행했다.

8. 니까야 친설 논쟁, 학계 달구다

올해 불교학계의 가장 큰 이슈는 단연 ‘니까야 친설’ 논쟁이었다. 이 논쟁은 학자들의 주장과 반박이 잇따르면서 학계는 물론 교계의 지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번 논쟁의 시작은 권오민 경상대 철학과 교수의 「불설과 비불설」 논문이 본지에 소개되면서부터다. 권 교수는 부파시대 때 오고갔던 다양한 불설/비불설 논쟁을 소개한 후 대승경전을 불설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은 불교사상사에 대한 무지와 폐쇄적 신념에 기초한 것일 뿐 교학적·역사적 진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대승경전이 불설이 아니라면 오늘 우리가 접하는 아함이나 니까야 또한 불설이 아니다”라는 파격적인 주장을 펼쳤다. 이에 팔리문헌연구소장 마성 스님이 즉각 본지를 통해 “니까야에는 대승경전과는 달리 붓다의 친설이 담겨있다”는 반론을 펼쳤다. 이렇게 시작된 논쟁은 이후 권오민 교수와 마성 스님의 논쟁을 넘어 전재성 한국빠알리성전협회장, 황순일 동국대 교수, 조성택 고려대 교수, 안성두 서울대 교수 등이 참여하면서 열띤 논의가 지속적으로 이뤄졌다.

이에 따라 이 논쟁은 학자들의 범위를 넘어 불교일반에 지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으며, 기복불교를 넘어 지성불교 형성에 큰 기여를 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9. 남북 불교 교류 재개

한미합동군사훈련과 북한의 통신선 차단, 남북 간 육로 통행 금지, 인공위성 발사 통보 등으로 계속된 남북 경색에도 남북불교교류는 꾸준히 이어져 왔다.
108산사순례기도회는 북녘 어린이들을 위한 자비의 우유를 전했고, 문화재 제자리 찾기 환수위원회는 조선불교도연맹과 해외 반출 문화재를 찾는데 힘을 모으기로 합의하는 등 교류가 지속됐다.

조계종은 8.15 광복절을 맞아 남북 동시합동법회를 연 후 신계사 복원 2주년 남북합동법회를 금강산 신계사에서 봉행했다. 천태종도 개성 영통사에서 조선불교도연맹과 ‘대각국사 908주기 열반 다례재’를 개최하는 등 남북 민간 교류에도 적극 나섰다. 최근 민족공동체추진본부는 조선불교도연맹에 의약품과 통일쌀 등 인도적 물품을 전하기도 했다.

10.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2009년 대한민국은 노무현, 김대중 두 전직 대통령의 잇따른 서거로 국민들의 눈물이 마르질 않았다. 5월 23일 김해 봉하마을에서 날아든 비보는 온 국민을 충격에 휩싸이게 했고, 전직 대통령을 잃은 애도 물결은 끝없이 이어졌다.

유독 불교계와 친분이 두터웠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은 불교계에서도 큰 충격이었다. 전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은 즉각 애도문을 발표하고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고 간 검찰의 강압적인 수사”를 지적하는 등 이명박 정부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어 지관 스님은 전국 교구본말사에 분향소를 마련하도록 지시하는가 하면 노 전 대통령의 분향소가 마련된 봉하마을을 직접 찾아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노 전 대통령의 추모 열기는 불교계 곳곳에서도 이어졌다. 특히 교계 주요 종단과 단체들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에 일제히 애도문을 발표했고, 조계사에 마련된 분향소에는 애도기간 내내 10만 여명의 불자들이 찾아 고인의 극락왕생을 발원하기도 했다.

그로부터 100여일 후,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누구보다 가슴 아파 하던 김대중 전 대통령도 지병으로 끝내 서거하면서 불자들과 국민들을 안타깝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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