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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우 스님의 계율칼럼] 스님 시봉하는 법 ①

기자명 법보신문

스승은 깨달음 길 이끄는 길잡이
스승 섬기길 부처님 모시듯 해야

제자가 스승을 받들어 섬기고 모시면, 스승은 가르치는 일에 게으르지 않고 열심히 제자의 어리석음을 일깨워 준다. 제자가 스승이 있는 것은 또한 나무에 뿌리가 있는 것과 같다.

율에 이르되, “제자가 화상을 모시되 반드시 네 가지 마음을 갖추어야 한다. 첫째는 가까이 가고 사랑 하는 것이요, 둘째는 공경하고 따르는 것이요, 셋째는 두려워하며 어렵게 여기는 것이요, 넷째는 존중하는 것이다. 모시고 받들기를 신하가 임금을, 아들이 어버이를 섬기는 것과 같이 해야 한다. 이와 같이 서로 공경하고 존중하여 우러러 보면 정법으로 하여금 오래 머물게 해서 이익을 더함이 넓고 큼이다”고 했다.

잠을 자더라도 제자는 스승 보다 일찍 일어나야 한다. 불법 가운데에는 하루 저녁을 초저녁, 밤중, 새벽(後夜) 등 3시(時)로 나눈다. 초저녁·새벽에는 스승을 시봉하거나, 좌선을 하고, 밤중에 비로소 누워 쉰다. 만약 중야를 지나거든 반드시 먼저 일어나서 세수하고 난 뒤 양치와 세숫물 등을 갖추어 스승이 쓰시기를 기다려야한다.

방에 들어가려 할 때에는 먼저 손가락으로 세 번 두드려야 한다. 잘못한 일이 있어 화상과 아사리가 경책할 때에는 퉁명한 말로 대답하면 못쓴다. 만약 스스로 잘못이 있을 때 스승과 아사리가 가르침으로 꾸짖거든 반드시 고개 숙여 가르침을 받고, 스승의 말씀을 거스르지 말며, 방으로 돌아가신 후에 다시 생각하고 생각해서 가르침을 의지해 그것을 행해야 한다. 화상이나 아사리 대하기를 부처님 대하듯 해야 한다. 제불은 지난 과거요,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 현재에 부처님을 대신해서 설법하는 사람은 오직 화상(和尙)뿐인 까닭이다.

요강이나 침 뱉는 그릇을 비워 오라 하면, 더럽다 침 뱉지 않고 투덜거려서는 안 된다. 더러운 것은 사람들이 모두 싫어하는 것이다. 노에(怒恚)는 마음에서 기분으로 분을 내는 것이다. 마음 가운데에 역정이 있으나 기운으로 분을 내지 못하는 까닭으로 침을 뱉는 것이다.
만일 스님에게 절을 올리려면 좌선하시면 절하지 않고 경행하시면 절하지 않고, 공양 잡수실 때, 경을 말씀하실 때, 양치질하실 때, 목욕하실 때, 누워 계실 때에는 절하지 않는다. 스님이 문을 닫았을 때에 문 밖에서 절하지 않는다. 문 열고 들어가 절하려거든 손가락으로 세 번 두드리되 스님이 대답 없으면 물러가야 한다.

절은 공경이며 복종하는 것이다. 진성(眞性)으로 공경하고 무명을 굴복시키기 때문이다. 스님이 좌선(坐禪)할 때 절하면 정공(定功)을 어지럽힘을 염려함이오. 스님이 경행(經行)할 때 절하면 정념(正念)을 방해될까 염려함이오, 스님이 공양(供養)할 때 절하면 오관(五觀)에 잡된 생각이 섞일까 염려함이오, 스님이 경(經)을 설할 때 절하면 법의(法義)가 끊어질까 염려함이오, 스님이 양치질할 때 절하면 게송(偈頌)과 주문(呪文)을 폐(廢)할까 염려함이오, 스님이 목욕하실 때 절하면 모습(形儀)이 정돈되지 못한 것을 염려함이오, 스님이 주무실 때 절하면 놀라 깨울까 염려함이다.

문 밖에서 절하는 것은 공경하지 아니한 모습이다. 억지로 하지 말라. 절하는 것이 스님의 말씀을 따르는 것만 같지 못하다. 스님에게 드실 음식을 드릴 때에는 두 손으로 받들고, 다 잡수셨거든 천천히 그릇을 거두어야 한다. 율에 이르기를, “무릇 진지(발우에 공양 뜨는 것)를 함에 반드시 차고 더운 것을 적당히 하고 발우를 거둘 때는 반드시 조용히 행하라”고 했다.

스님을 모실 때에 마주 서지 못하며, 높은 데 서지 못하며, 너무 멀리 서지 말고, 스님의 작은 말씀도 잘 들리도록 하여 스님이 힘 쓰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철우 스님 파계사 영산율원 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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