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법회는 단순히 아이들에게 영어를 지도하는 법회가 아닙니다. 영어를 매개로 아이들에게 불교적인 심성을 심어주고 참다운 행복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일입니다.”
지난 2006년 말부터 매주 영어법회를 열고 있는 서울 비로자나국제선원 주지 자우〈사진〉스님은 “영어법회는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는 포교”라고 강조했다.
“부처님께서도 중생이 무엇을 원하는지부터 파악해야 한다고 하셨잖아요. 영어는 오늘날 한국사회를 관통하는 코드이자 이 시대가 대중들에게 가장 요구하는 것 중 하나입니다. 그런 면에서 영어법회는 포교인 동시에 대중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부분을 해소해주고자 하는 자비의 행위이기도 합니다.”
어린이와 청소년은 물론 성인 영어 담마스쿨을 운영하고 있기도 한 스님은 영어법회에 대한 어른과 아이들의 반응이 대단히 좋다고 말한다.
“부모가 불자라고 해도 아이들이 절에 열심히 다니면 은근히 걱정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종교생활과 공부가 괴리되기 때문입니다. 영어법회는 이런 걱정을 자연스럽게 해소시켜 줄 뿐 아니라 불자아이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은해사 백흥암으로 출가한 스님은 강원을 졸업하고 선방에서 참선수행에 매진했다. 그러던 중 2002년 포교에 원력을 세운 스님은 국제포교사 연수과정을 비롯해 영국문화원을 다니며 부지런히 영어를 익혔고 2003년부터는 스리랑카와 인도네시아에서 수행과 포교에 전념하기도 했다.
“한국불교 세계화의 시작은 언어의 장벽을 넘는 일로부터 시작됩니다. 그런 점에서 영어법회는 미래 세계의 지도자를 양성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자우 스님은 “최근 조계종 포교원이 영어법회에 관심을 갖는 것은 퍽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이를 계기로 영어법회를 하는 사찰이 많이 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