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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우 스님의 계율칼럼] 스님 시봉하는 법 ②

기자명 법보신문

스승 모실 땐 먼저 잠을 청해서도 안돼
굳은 신심으로 하심하며 정성껏 모셔야

만일 불법에 관한 것을 물으려거든 의복을 정돈하여 합장예배하고 꿇어앉을 것이며, 스님이 하시는 말씀은 정신 차려 듣고 잘 생각해야 한다. 만일 집안의 예사스런 일을 물을 때에는 절할 것 없고, 곁에 단정하게 서서 사실대로 여쭙는다. 만일 스님이 고단하셔서 물러가라 하거든 곧 물러가고, 얼굴에 불쾌한 기색을 보여서는 안 된다.

계를 범하였거나 잘못한 일이 있거든 숨기지 말고 스님께 가서 참회 받아주시기를 빌되 스님이 허락하거든 솔직하게 말하고 정성껏 뉘우치면 도로 깨끗해진다. 스님 말씀이 끝나기 전에 말하지 못하며, 스님 자리에 장난삼아 앉지 못하며, 스님 평상에 눕지 못하며, 스님의 옷과 모자를 입거나 써보지 못한다.

스님 명령으로 편지를 전달할 적에, 가만히 떼어 보지 못하며, 다른 사람을 주어 보게 하지 못한다. 편지 받을 사람이 무슨 일을 묻거든, 대답할 것은 사실대로 대답하고 대답하지 아니 할 것은 좋은 말로 막을 것이며, 묵어가라 하여도 묵지 말고, 스님이 돌아오기를 기다릴 것을 정성껏 생각해야 한다.

스님이 손님을 맞으셨거든 섰던 자리에 섰거나 스님 곁에 서거나 스님 뒤에 서거나 하여, 반드시 귀와 눈이 항상 스님과 마주쳐서 스님의 시킴을 기다려야 한다. 스님이 병들거든 정성을 다하여 간호하며, 방과 이부자리와 약과 잡수실 것을 낱낱이 정성껏 보살펴야 한다. 옷을 받들고 신발을 내오고, 빨래하고 말리는 일들은 율장에 자세히 있기에 여기서는 말하지 않는다.

『하생경(下生經)』에 “시자(侍者)가 갖추어야 할 여덟 가지가 있다. 첫째는 신심이 견고해야 하고, 둘째는 그 마음을 찾아 나아가고, 셋째는 몸에 모든 질병이 없어야 한다. 넷째는 정진(精進)해야 하고, 다섯째는 생각하는 마음을 갖추고, 여섯째는 마음이 교만하지 않아야 한다. 일곱째는 능히 정(定)과 혜(慧)를 이루어야 하고, 여덟째는 듣는 지혜를 구족해야 한다”고 했다. 스님을 모셨을 때에 앉으라 하지 아니하면 앉지 못하며, 묻지 아니하면 말하지 못한다. 내가 물을 일은 물을 수 있다. 모시고 섰을 때에 벽에 기대거나 탁자에 의지하지 못하며, 몸을 바로 하고 발을 모아 곁으로 서야 한다.

예배하려 할 적에 스님이 그만 두라 하면 명령대로 그만 둔다. 스님이 손님과 말씀할 적에 도에 대해 말씀하시면 모두 마음에 새겨 두어야 한다. 스님이 시키는 일이 있으면 제때에 꼭 하여야 하며, 어기거나 소홀히 하면 안 된다. 잘 적에는 스님보다 먼저 자면 안 된다. 율에 이르기를, “잠이 많으면 다섯 가지 허물이 있다.

첫째, 악몽을 많이 꿈이오. 둘째, 제천(諸天)이 기뻐하지 아니 함이오. 셋째, 마음이 법에 들어가지 아니 함이오. 넷째, 생각하여 얼굴이 밝지 아니함이오. 다섯째, 꿈에 부정(不淨)한 것을 잃는다”고 했다.

누가 스님의 이름을 묻거든 위자는 무슨 자, 아래 자는 무슨 자라고 해야 한다. 제자로서는 지혜 밝은 스님을 택하여 오래 가까이 모실 것이요, 너무 일찍이 스님 곁을 떠나서는 안 된다. 스님이 참으로 밝지 못하면 따로 잘 지도할 이를 구하여도 좋다. 설사 스님 곁을 떠났더라도 스님이 가르치던 말씀을 항상 생각할 것이요, 제멋대로 세속 사람들과 함께 옳지 못한 짓을 하여서는 안 되고, 복잡한 시가지에 있지 말아야 한다.

옛사람이 이르되, “새가 쉬고자 함에 반드시 숲을 택함이요, 사람이 도를 구함에 반드시 스승을 찾을지니, 이 스승은 사람의 모범이라. 모범이 단정하면 반드시 좋은 그릇이 나오리라”고 했다. 또 “배를 삼키는 고기는 얕은 물에 살지 않고, 아름드리나무는 작은 언덕에 살지 않으며, 큰 새는 구만 리를 날거늘 어찌 뱁새가 쉬는 작은 가지에 앉으리오”라고 했다. 

철우 스님 파계사 영산율원 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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