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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살림과 모심] 영화 ‘아바타’와 시애틀 추장의 편지

기자명 법보신문

자연에 깃든 생명은 우리와 둘이 아닌 하나
아이티 지진 등 인간이 준 상처에 대한 반격

지금 영화 ‘아바타’는 영화사의 새로운 장을 연 것으로 평가되면서 전 세계에 큰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인간은 자신이 살고 있는 지구의 자원을 다 결딴 내놓은 뒤 외계행성의 자원을 얻기 위해 식민지를 만들려합니다. 기업체가 용병을 고용하여 ‘판도라’ 행성에 있는 에너지 ‘언옵타늄’을 빼앗기 위해 무시무시한 병기로 원주민 나비족을 위협하며 이주시키려고 합니다.

이때 주인공인 ‘제이크’와 식물학자인 ‘그레이스’는 자신의 아바타를 통해 원주민을 이주시키도록 설득하는 역할이 주어집니다. 그러나 원주민들에게 이 터전은 그냥 숲이나 땅이 아니라 누대를 함께 생명과 한 몸을 이루고 살아온 곳입니다. 이들에게 이 땅을 떠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며, 더욱이 외부의 세력에 의해 자연이 훼손되고 수많은 생명이 죽게 되는 것은 곧 자신들의 죽음을 의미는 것입니다.

나비족의 동물과 식물 등 생명의 세계는 일방적이지 않은 평등한 관계입니다. 또한 ‘사헤일루’라고 하여 꼬리에 있는 섬모로 서로 교감할 뿐 아니라, 밀림의 모든 식물들도 서로 중중첩첩이 연결되어있습니다. 사나워 보이는 동물도 애정 어린 자비의 눈길을 보냅니다. 이들에게 좋은 것과 나쁜 것은 없으며, 모두가 더불어 살아야 하는 하나의 생명이라서 그 생명의 고통은 곧 자신의 고통이라고 느낍니다. 왜냐하면 서로 촉수로 섬모로 식물과 동물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시애틀추장의 편지’가 생각이 났습니다. 1874년 인디언의 땅을 빼앗은 백인들이 마지막 미국 서부 땅의 추장인 ‘시애틀’에게 편지를 보내 땅을 팔라고 제안합니다. 강압적 요구에 추장은 미국 대통령에게 편지를 씁니다.

“그대들은 어떻게 저 하늘이나 땅의 온기를 사고 팔 수 있는가? 신선한 공기와 반짝이는 물은 우리가 소유하고 있지도 않은데 어떻게 팔 수 있다는 말인가. 우리는 땅의 한 부분이고 땅은 우리의 한 부분이다. 향기로운 꽃은 형제자매이다. 사슴, 말, 큰 독수리들은 우리 형제들이다. 바위산, 풀잎의 수액, 조랑말과 인간의 체온 모두가 한 가족이다. 이 땅의 모든 생명이 거룩한 것이라는 걸 기억해 달라.”

이 시애틀 추장의 편지는 세계의 수많은 환경운동가들과 자연주의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 경전이 되었습니다. 일찍이 부처님은 인간과 자연을 둘로 나눌 수 없고(依正不二論), 둘이면서 둘이 아닌 관계(而二不二)이며 결국 마음이 깨끗해지는 것과 자연이 깨끗해지는 것은 연관되어 있으며(心淸淨 國土淸淨), 오늘날 환경파괴를 해결은 결국 인간의 마음과 심성을 정화하는 것과 둘로 나뉠 수 없는 하나의 뿌리(天地與我同根)이며, 결국 만물과 나는 한 몸(萬物與我一體)라고 이미 가르치셨습니다.

그러나 지금 22조원을 들여 역사 이래 최대의 토목공사인 4대강 사업을 통해 전 국토를 개조하겠다고 합니다. 녹색 개발은 가능한 적게 개발하는 것입니다. 우리 국토는 미래세대의 것이며 동시에 수많은 생명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지구온난화라는 재앙 그리고 최근 잦아진 기상이변, 아이티의 지진 등 모든 것은 바로 인간이 생명에게 가했던 상처에 대한 자연의 반격입니다. 나비족들의 반격처럼.

유정길 에코붓다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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