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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우 스님의 계율칼럼] 대중생활 하는 법 ①

기자명 법보신문

나쁜 일은 가리고 잘한 것은 칭찬하라
대중 생활의 기본은 자비로움서 시작돼

큰방에서 대중생활을 하는 데는 다섯 가지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첫째 자비로운 마음이요, 둘째 겸손하기를 먼지 묻은 수건을 터는 것과 같이 할지니, 수건은 능히 먼지를 모아 자기가 감싼다. 물건을 정결하게 하려는 까닭이다. 셋째 반드시 앉을 때와 일어날 때를 알아야 한다. 만약 윗사람을 보거든 편히 앉아 있지 말고 일어나야 하며, 아랫사람을 보거든 일어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사미는 구족계 받은 스님을 보면 일어나야 한다. 넷째 대중 가운데 세상일을 말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세상일을 말하지 않아야 한다. 다섯째 대중 가운데 가히 참지 못할 일이 있어도 시비를 만들지 말아야 한다.

공양할 때, 좌선 할 때, 의식 때, 차례대로 앉는 자리를 다투면 안 된다. 큰 방 한 가운데에 앉아 서로 부르며 말하고, 떠들고 웃으면 못쓴다. 대중 가운데 잘못하는 이가 있으면 나쁜 일은 숨겨주고 잘한 일은 칭찬할 것이다.

옛 스님들이 “스스로 옳은 일을 나타내지 못하고 자랑하는 것은 공(功)이 없음”이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자기 자랑을 하여 공치사를 하면 못쓴다. 어디서나 남보다 먼저 자지 말고, 늦게 일어나지 말라. 뒷사람을 방해하고, 반드시 복을 아껴야 한다. 예로부터 “산에 산다고 나무를 많이 태우지 말고, 물 가까이서 있다고 물을 많이 사용하지 말지니라. 도를 배우고 수행함에 만약 이를 알지 못하면 당래의 수용이 아름답지 못함이라”고 했고, 또 “냉수는 물 긷는 바쁨을 요구하고, 뜨거운 물은 데우는 수고로움을 요구함이라”고 했다. 그러므로 세수 할 적에 물을 많이 쓰면 안 된다. 양치물을 뱉을 적에 머리를 숙이고 뱉어야 하며, 물이 다른 사람에게 뿌려지면 못쓴다.

옛날 어떤 스님이 밤에 불탑에 앉았다가 우연히 침을 뱉고 등(燈) 아래를 보니 탑을 수호하는 신(神)이 손을 펴 받고 있었다. 그 스님이 송구해서 마침내 몸을 거두었다 한다. 큰소리로 코풀고, 가래침을 돋우면 못쓴다. 불전이나 탑이나 방이나 깨끗한 땅, 깨끗한 물에 코풀거나 침 뱉지 말고, 뱉어야 할 곳에 뱉어야 한다.

차를 마실 때 사람에게 읍하는 것은 때가 아니요, 한 손으로 사람에게 읍하는 것도 예(禮)가 아니다. 그러므로 차를 마시면서 한 손으로 인사하면 못쓴다. 탑을 향하여 양치질하지 못하며, 화상이나 아사리를 향하여 양치질해서도 안 된다.

선원청규(禪院淸規)에 “종을 치는 법은 먼저 가벼운 손으로 종을 세 번 치고 열여덟 번은 천천히 하고 열여덟 번은 빠르게 해서 빠르게 세 번, 천천히 세 번을 합하여 108번을 치니, 108번은 이런 이치를 나타낸 것”이라고 했다. 백 여덟 가지 바보스럽고 어리석음이 소리 소리에 깨우치고, 108삼매(三昧)가 한 번 치고 또 한 번 침에 모두 이루어 성취해 나아감이다.

너무 웃지 말며, 만일 크게 웃거나 하품이 나오거든 마땅히 옷소매로 입을 가려야 한다. 입을 가리는 것은 입안의 냄새와 추한 모습을 막고 보호함이니, 다른 이가 보고 걱정하는 까닭이다.

급히 걸으면 못 쓰고, 상주물건은 사사로이 쓰지 말아야 한다. 불전에 켜는 등을 마음대로 쓰면 안 되고, 등을 켤 때에는 불을 잘 가려서 나비나 벌레가 들어가지 못하게 해야 한다. 부처님께 공양하는 꽃은 잘 핀 것을 택하되 냄새를 먼저 맡지 말며, 시들은 것은 들어내고 새 것을 공양하며, 시든 것을 땅에 던져 밟게 하지 말고, 마땅히 버려야 할 곳에 버려야 한다. 부르는 소리를 듣고 대답하지 않으면 못쓰니, 속인들과 다른 까닭으로 ‘나무 불’로 답하거나 ‘아미타불’하며, 염불로 대답해야 한다. 잃어버린 물건을 주웠거든 소임 맡은 이에게 말해야 한다. 

철우 스님 파계사 영산율원 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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