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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의 생명을 위한 변명] 불살생계, 이 뭐꼬!

기자명 법보신문

연쇄 개 학대범에 관심 없는 불교계
반생명 태도 외면 땐 불살생계 헛것

삼보에 귀의하옵고, 2000만 사부대중에게 묻습니다. 불살생계, 이 무엇입니까. 이미 알고 있는 분도 계시겠지만, 지난 1월 17일 SBS 동물농장은 “연쇄 개 살해 및 상해학대범죄사건”을 방송했습니다. 서울 송파구에서 한 남자가 8마리의 살아있는 개들의 얼굴을 불로 태우고, 펜치를 이용하여 개들의 발톱 등을 뽑는가 하면, 칼로 몸에 상해를 입히고 심지어 커터 칼을 강제로 먹여 그 개가 다음날 장파열로 죽었으며, 심지어 살아있는 작은 강아지를 쓰레기통에 버려 결국 또 1마리를 죽였다는 등 천인공노할 끔찍한 연쇄생명살해행위를 고발한 내용이었습니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감정과 고통을 느끼는 살아있는 개들을 말로 표현하지 못할 잔인하고 끔찍한 방법으로 학대하고 죽인 이 사건은 우리 사회의 생명경시풍조가 도를 넘었다는 증거이고, 현행 동물보호법상 가능한 처벌이 단지 벌금 500만 원에 불과해 이 자가 언제 어디서든 더욱 강도 높은 수법과 잔인함으로 누구든 물어뜯을 수 있는 현실이라는 것을 웅변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일입니다.

더욱이 돈이 인격을 평가하는 시대에 기름진 인간에게 벌금 500만원은 푼돈에 불과하며, 벌금전과자가 된다는 법적 제재 역시, 현행법상 죄질이 극도로 나쁜 전과자도 정치인이 되는 양심불감증의 시대에 500만원은 기실 보석금에 불과합니다.

거기에 검찰은 ‘묻지마 개 살해’ 사건 피의자에게 기소유예처분을 하고, 법원은 고양이를 불로 태워 죽인 사건 20만원, 아파트 고층에서 고의적으로 개를 내던져 죽게 한 사건도 30만원 벌금을 선고하는 등, 잔인한 반생명적인 행위에 대하여 매우 안일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불살생은 언감생심입니다.

그래서 덕산 스님 몽둥이 찜질을 당할 각오를 하고 감히 사부대중에게 묻습니다. 불살생계, 이 무엇입니까. 야만이 야만을 부르고, 무지가 반야를 원했기에 임제할 덕산방 하지 않았습니까? 눈발이든, 바람이든, 산중이든, 저자거리든 도대체 부처는 어디에 깃들어 살고 있으며, 보리살타가 보리타작하듯 불성을 짓밟아도 되는 것인지요. 부처 아닌 것이 없다고 했습니다. 강호순, 유영철, 안양초등생 살해 정씨, 이들 모두 잔혹하게 동물을 학대한 자들이며, 강호순의 경우는 아예 개를 죽여 파는 것을 업으로 삼았던 자입니다. 동물학대, 성범죄, 연쇄살인은 트라이앵글 범죄구조라는 것은 이미 알려진 범죄과학인데, 강호순은 어찌 바라봐야 하는지요. 불법은 불법(不法)이 아니라 불법(佛法)일 것입니다.

죽비는 무엇이며 경책은 무엇입니까. 화두는 왜 치켜드시는지요. 바람 불어 마음이 흔들리니 동물학대와 광범위한 살생을 수행에 방해되는 마구니로 치부하고 그래서 무자화두만 성성히 붙들고 계시는지요. 벽암록에 “끊어야 할 것을 끊지 않으면 도리어 재앙을 불러들이게 된다”는 공안이 있습니다. 살생의 바다로 흘러가는 물을 역류(逆流)시키는 풍혈화상의 일갈(一喝)로 유명한 공안입니다.

지극한 눈물이 솟습니다. 수행자의 찌꺼기 욕구도 1년에 6개월 선방에 가두어 두는데, 살생하는 손발과 분노의 눈빛은 거리에 두어도 괜찮은지요. 불살생계, 이 무엇입니까. 나무관세음보살.

정호 동물보호단체 카라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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