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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로부두르 관광객 반바지-하이힐 금지

기자명 법보신문
  • 해외
  • 입력 2010.02.18 11:16
  • 댓글 0

인도네시아, 성지 예절-유적 보호 위해 의무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인도네시아 보로부두르 사원 전경.

이슬람신자 88%. 동남아시아 최대의 이슬람 중심 국가인 인도네시아의 불자 수는 전체 인구의 3%에도 미치지 못하는 600만 명 미만이다. 확고부동한 이슬람국가로 보이는 인도네시아. 그러나 타종교를 존중하는 정부의 자세만큼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여느 다종교국가에 뒤지지 않는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최근 자바섬 중부에 위치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최대의 불교유적지 보로부두르 사원의 종교적 가치와 유적 보존을 위해 엄격한 복장 규정을 마련, 이달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보로부두르 사원관리소 측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정부의 새로운 정책에 따라 보로부두르 사원을 순례하는 모든 관광객은 무릎이 드러나지 않는 긴 하의를 입어야 하며 딱딱한 샌들이나 하이힐 등도 일체 금지된다. 이 같은 규정은 짧은 바지나 미니스커트 등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보로부두르 사원을 둘러보는 관광객들로 인해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고조된데 따른 조치다.

보로부두르 사원관리소 책임자인 푸르노모 프라셋요 씨에 따르면 “성스러운 공간(보로부두르)에 출입하는 관광객들은 반드시 경의를 표해야 하며 반바지나 미니스커트를 입어서는 안된다”며 “그러한 복장은 무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책임자는 “보로부두르 뿐 아니라 발리 등에 위치한 여타의 사원에서도 앞으로 이 같은 복장 규정이 적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인도네시아 현지 언론인 자카르타 글로브와의 인터뷰에서 이 책임자는 “이 같은 규칙은 사원에 적합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며 “보로부두르사원은 관광지이기도 하지만 예배의 장소임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 정부의 이 같은 조치가 단순한 유적 보호뿐 아니라 불교 성지인 보로부두르 사원의 종교성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마련된 규정이라는 설명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와 함께 바닥이 딱딱한 신발이나 굽이 뾰족한 하이힐 등도 사원 내에서 신지 못하도록 했다. 보로부두르 사원은 석질이 비교적 무른 화산석으로 조성돼 있어 신발바닥이 딱딱하거나 굽이 뾰족할 경우 쉽게 마모되거나 흠집이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사원관리소 측은 사원 순례객들에게 부드러운 고무로 만들어진 샌들과 ‘사롱’이라고 불리는 긴치마 형태의 인도네시아식 하의를 당분간 무료로 대여해줄 방침이다. 복장 규정은 이달부터 3개월간의 시범 운영 기간을 거쳐 정식으로 적용된다.

일부에서는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차후 샌들과 사롱 대여를 유료로 전환, 관광수입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라는 곱지 않은 눈길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종교 성지를 존중하고 보존하기 위해 규제 마련이 불가피하다는 인도네시아 측의 입장은 확고부동해 보인다. 사원관리소 측은 “복장 규제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요구가 매우 컸다”며 “끝부분에 쇠꼬챙이가 달려있는 우산을 지팡이처럼 사용하는 관광객들도 많아 사원이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조만간 사원 내에서의 우산 사용도 금지할 방침”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1200년여 전에 조성된 보로부두르 사원은 12세기 자바섬에 이슬람이 전파된 이후 잊혀진 채 정글에 묻혀 있었으나 1814년 영국인 토마스 스탠포드 래플즈 경에 의해 발견돼 세상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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