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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우 스님의 계율칼럼] 대중과 공양하는 법 ①

기자명 법보신문

공양은 시주자가 주린 배를 참고 낸 보시물
수행자가 덕행 부족하면 공양 받아선 안 돼

대중을 따라 해탈을 얻는 여덟 가지가 있다. 첫째, 목탁소리 울림에 곧 나아가니 게으르지 않는 것이다. 둘째, 공양이 모두 이루어지니 힘이 덜어짐을 얻는 것이다. 셋째, 평등관(平等觀)을 지으니 나와 남이 없는 것이다. 넷째, 모든 희론(戱論)을 쉬니 바른 생각이 있는 것이다. 다섯째, 여법하게 상(想)을 관하니 깊이 이치에 드는 것이다. 여섯째, 대중과 함께 공양을 하되 치우치지 아니하니 의심과 비방을 끊는 것이다. 일곱째, 달고 쓴 것을 함께 받으니 간택함이 없는 것이다. 여덟째, 일어나고 앉음이 위의(威儀)가 있으니 방일하지 않는 것이다.

밥 때가 되면 나무, 옹기, 구리, 쇠로 만든 것을 두들겨 소리를 내는 것 모두 건퇴라고 한다. 소리를 들으면 곧 반드시 옷깃을 바로 하고 발우를 가지고 안행(雁行) 하여야 하고, 걸어서 재당(齋堂)에 가서 차례에 따라 앉아야 한다. 밥 종소리를 들으면 곧 윗옷을 정돈하라. 밥을 받고 주원(呪願)할 적에 마땅히 공경히 해야 한다.

생반(生飯)할 때 밥은 일곱 낱, 국수면 한 치, 만두는 손톱만큼 떼어서 많으면 욕심이 되고 적으면 인색이 되는 것이며, 나물이나 두부는 하지 않는다. 생반으로 떼어놓은 것은 왼손 바닥 위에 놓고 게송을 외운다.

“내가 지금 귀신들에게 먹을 것을 주노니, 시방에 가득 차서 여러 귀신 다 먹어라.”
밥을 받고는 다섯 가지로 살핀다. “첫째, 공력이 얼마나 들었으며 어찌하여 여기까지 왔나. 둘째, 나의 도덕과 행실이 이 공양을 받을만한가. 셋째, 나쁜 마음 끊어야 할 것은 탐진치가 으뜸일세. 넷째, 여윈 몸 낫는 데는 다시없는 약이리니. 다섯째, 보리도를 이루고자 이 음식을 먹사오리”라고 하라.

음식을 좋다 나쁘다 나무라지 말아야 한다. 음식을 떼어서 개를 주면 안 된다. 가반할 때에 “안 먹어요”라고 하면 못쓰고, 배가 부르거든 합장으로 사양해야 한다.
내가 만약 욕심을 부리면 반드시 지옥에 떨어져서 뜨거운 철환을 삼키고, 지옥을 나와서는 다시 축생이 되어 자기가 진 빚을 갚는다”라고 관하며 밥을 받아야 한다. 시주는 복을 바라고 화를 면하기 위하여 자기의 주린 배를 참고, 처자의 몫을 깎아서 보시하여 가져 왔다. 만약 수행이 없으면 쌀 한 톨이라도 스스로 녹이기 어렵다.

마땅히 생각해야 한다. 자기의 덕행을 헤아려서 만일 지계 · 좌선 · 송경 · 삼보를 외호하는 일을 하지 않으면 덕행이 온전하지 못하니 시주의 공양과 보시물을 받지 못하고 온전하면 응당 받아도 된다. 그러나 덕행(德行)이 온전하더라도 모름지기 법을 잘 살펴야만 비로소 시주의 시물을 받을 수 있다. 이 마음에 무량무명번뇌(無量無明煩惱)의 허물이 꽉 찼으니, 탐 · 진 · 치가 그 근본이다. 마땅히 막아야 하고, 만약 버리면 모든 허물을 순간에 여읠 것이다. 그러므로 ‘좋은 음식 탐하는 생각을 내지 아니하고, 거친 음식 싫은 생각도 내지 말고, 거칠지도 좋지도 아니한 음식에 어리석은 마음도 내지 않으리라’는 생각으로 살피고 비로소 밥을 받아야 한다.

사대(四大)의 성분으로 만들어진 이 몸은 항상 주리고 목마름으로 병들게 된다. 진실로 음식이 아니면 몸이 마르고 얼굴이 초췌해서 그로 인하여 나아가 도업(道業)을 닦을 수 없다. 이런 까닭으로 음식은 곧 몸을 돕고 병을 치료하는 양약(良藥)이고, 수행하여 도에 나아가는 기관(機關)이다. 이와 같이 알고 반드시 지나친 탐착을 하지 말지니, 탐착하면 병에 빠진다. 

철우 스님 조계종 계단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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