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에 권선전문가 즉 모금전문가가 등장하고 있다. 불사를 위해 불자들에게 보시(布施)를 청하는 말로 널리 쓰이는 권선은 육바라밀의 제일 덕목인 보시와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어 보시나 권선 모두가 수행과 신행의 방편으로 이뤄져 왔다. 동시에 사찰이나 불교단체에서 조성되는 각종 기금 또한 불자들의 신행활동차원에서 이뤄지는 보시를 통해 조달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불교계의 사회 참여가 활발해지고 NGO와 복지단체 등이 늘어나면서 보다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사업진행을 위한 재원 조달 방식이 강조되기 시작했다. 이런 점이 모금전문가의 등장을 촉발시키고 있다.
시민사회단체인 희망제작소가 지난 2009년 5월 개설해 현재 3기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모금전문가학교에는 매 기수마다 사찰을 비롯해 교계 단체들의 관계자들이 꾸준히 동참하고 있다. 지난 12월 19일 끝난 2기 모금전문가학교를 통해 교육을 받은 스님과 종무원, 활동가 등 교계 관계자는 모두 6명, 3기에는 40명 모집 정원에 교계 관계자가 10여 명에 이르고 있다. 조계종 사회복지재단도 지난 2009년 6월 모금전문가 강좌를 개설, NGO와 복지단체 관계자 30명이 모금전문가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특히 강남 봉은사에서는 최근 종무원을 모집하며 ‘모금전문가’ 1명을 별도로 공모, 사찰에서 모금전문가 채용을 시도한 첫 사례가 되기도 했다.
사업의 목적과 진행, 집행 계획 등을 체계적으로 수립하고 홍보하는 모금전문가는 사업에 대한 동참자들의 인식을 높이고 지속적인 관심 유도를 목적으로 하는 만큼, 교계의 NGO와 복지단체의 활동 방식에도 변화가 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