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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이 본 이상적 ‘불교식 모금’

기자명 법보신문

종교적 보시 바탕 ‘사회 참여’ 의식 제고

“알고 지내는 스님께서 나에게 ‘권선가’, 즉 선을 전하는 사람이라고 불렀다. 스님의 말에 따르면 ‘권선가’는 돈이나 물질을 기부하는 ‘시주’보다 한 수 위라는 것이다.…모금이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로, 무엇보다도 소통이 중요하다.”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 윤정숙 씨는 모금전문가의 자세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단순히 돈을 더 모으는 전문가가 아닌 선과 덕을 권하는 모금전문가는 그래서 상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불교의 권선과 일맥상통하고 있다.

상대의 마음을 움직여 선한 일에 동참하도록 권하는 권선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모금전문가는 이러한 활동을 위해 세련되고 진정한 언어태도, 그리고 사업 진행의 투명성과 전문성 확보를 위한 마케팅 기술을 익히고 활용한다. 그러나 보시-시주와 모금이 공존해야 하는 교계에서 무조건적인 마케팅화는 자칫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조계종복지재단의 모금전문가 강좌와 모금전문학교 등을 수강한 불광사 전만경 과장은 “사찰에서의 기부금은 불공비인 만큼 NGO나 NPO에 대한 기부금과는 분명히 다른 정서가 있다”며 “불자들의 보시나 시주는 신행 활동의 영역인 만큼 존중돼야 하며 특정 사업에 대한 모금은 이와 구분해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주금이 사찰과 승가 유지의 기반인 만큼 이를 모두 ‘모금’의 일환으로 인식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즉 개별 사업에 대한 새로운 모금 방식 개발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모금전문가 과정을 수강한 진주장애인복지관장 성공 스님은 수강 후 직원들과의 논의를 통해 인터넷 모금을 시작했다. 장애인 운동선수를 위한 운동기구 후원을 사업의 목적으로 정해 홍보하고 신뢰성 확보를 위해 사업 경과를 지속적으로 공개했다. 모두 강의에서 배운 내용을 응용한 것이다.

모금은 성공적이어서 해당 선수에게 1300만원 상당의 운동기구를 지원하게 됐다. 성공 스님은 “이번 사례를 통해 지금까지 불교의 모금은 주먹구구식이었음을 더욱 실감했다”며 “기부문화가 확산되면서 무조건적인 보시에 대한 신도들의 생각도 변했고 불교도 이에 발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모금전문가 과정을 이수한 봉은사 강민수 과장은 “사찰에서도 불공비나 기도비를 받을 때 이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를 신도들에게 설명하고 기부금 영수증을 빠짐없이 발급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느꼈다”며 “돈을 내는 사람의 자세를 바꾸기에 앞서 돈을 받는 사찰이나 단체의 자세를 먼저 바꿈으로써 불자들의 신뢰와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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