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들이 많이 올 줄 알았는데……. 왜 이렇게 안 왔어요?”
지난 3월 15일 불교 등 4대 종교 성직자들의 공동기도회에 낙동강 순례를 안내하기 위해 참여한 지율〈사진〉 스님이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지율 스님을 빼면 스님들의 참여가 없어 적극적으로 순례와 기도에 임한 개신교, 가톨릭, 원불교의 성직자들과 불교가 사뭇 대조적이었기 때문이다.
현재 지율 스님은 상주에 기거하며 1년째 홈페이지 초록의 공명을 통해 4대강 개발 사업으로 인해 사라지는 둔치와 농경지, 파헤쳐지는 강을 사진에 담고 짧은 글을 올리며 고군분투 하고 있다. 스님은 아픈 몸을 이끌고 여주 남한강에 ‘여강선원’을 연 수경 스님을 위안 삼았다.
이날 낙동강 안내에 나선 지율 스님은 상주보 공사현장을 순례하며 4대강 사업의 실체를 낱낱이 알렸다. 스님은 “상주보 공사현장은 본격적인 공정이 진행된 지 4개월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 못 알아볼 만큼 많이 변했다”며 “생태공원을 만든다는데 그러면 농민은 농지를 잃고 야생동물은 보금자리를 잃는다. 누구를 위한 공간인가”라고 반문했다.
지율 스님은 “전국 각처에는 4대강 개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활동하는 단체와 모임들이 있다”며 “지금 작은 실천이라도 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우리에게 닥칠 재앙은 그리 먼 미래까지 가지 않을 것이며 이 사업의 재앙은 순전히 우리의 몫으로 돌아 올 것”이라고 우려하며 불교계의 실천을 당부했다.
최호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