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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과 총무원장 선거

기자명 김민경
불교계 대표 수장 선출

후보 검증에 과감한 개방을



이 글을 쓰고 있는 시간은 12월 12일 목요일 밤 8시. 딱 7일 후면 새 대통령이 결정돼 있을 것이다. 편집국의 한 기자는 조금 전, '이처럼 재미있는 대선이 없었다'고 촌평했다. 이번 대선은 누구든 그 결말을 쉽사리 예측하고 장담하길 허락하지 않을 정도로 막상막하, 흥미진진의 형세를 띠고 있다.

여기에 더해서 조계종 스님들은 또 다른 스님들만의 선거 때문에 지난달부터 눈과 귀가 부쩍 바빠졌다. '정말 떠날 것인가'에서부터 시작하여 '그럼 언제?'로까지 이어지던, 말로만 떠돌던 조계종 정대 총무원장의 사퇴가 마침내 가시화되어 이르면 내년 2월께 새로운 총무원장을 선출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별로 그리하고 싶지는 않았으나 이번 호에 이르러 신문의 주요기사를 담는 1면과 2면에 두 선거와 관련된 기사를 준비한 것은 물론 국가와 종단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을 선출한다는 중요성을 주목한 까닭이다. 일선에서 뛰는 기자로서는 피할 수 없는 주제라고 여겨져서 관련 기사를 준비했다.

국민의 한사람으로, 불자의 한 사람으로 두 대형선거를 지켜보며 마음을 그리로 돌리지 않아도 자꾸 대선과 총무원장선거를 비교하고 있다. 이번 대선이 참으로 그 결말을 알 수 없게 돌아가고 있다고는 해도, 좁은 소견인지 모르겠지만 대선의 판세를 읽는 일은 조계종 선거의 추이를 읽는 일에 비하면 오히려 쉬운 감이 있다. 이런 저런 경로를 통해서 여론조사결과를 전해 듣고, 유력 언론들의 행간, 각 당의 표정과 후보캠프의 동향만 살펴봐도 우세-열세 현황은 대강이나마 추론이 가능하다. 물론 여전히 많은 변수가 남아있지만.

그런데 조계종의 총무원장 선출문제는 그 양상이 사뭇 다르다. 답도 없고 공식도 없는 수학문제처럼 모든 대중을 우왕좌왕하게 만드는 엄청난 난이도를 지녔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누군가는 '사실 그렇지도 않아' 할 지 모르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잘 알고 있다, 결론은 이미 다 정해져있다'는 그 예상이 또한 함정에 빠져 있다는 반증일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조계종의 총무원장 선거이다. 한마디로 총무원장 선거의 추이는 '며느리도 모른다'.

이번 대선에서 보듯이 선거에 나선 후보는 철저한 검증을 거친다. 온갖 과거 행적이 철저히 조사되어 만천하에 공개되고 심지어 머릿속 가슴속에 꽁꽁 숨은 속내까지 까발려지는 것이 선거다. 대통령의 권한과 책무가 참으로 막중한 탓이다.

그런데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는 그런 과정이 거의 그리고 언제나 과감히 '생략'된다. 선거운동 기간이 종법상 명시되어 있기는 하나 언론에 의한 냉철하고도 심도있는 검증은 아직 이루어진 바가 없다. 이렇듯 '조용한 절차'가 스님들의 위의를 손상시키지 않는 데엔 일견 좋은 방법일 수 있겠지만 참으로 필요한 지도자를 고르고 골라서 세우는데 가장 적절한 방법이라고는 아무도 자신하지 못할 것으로 여겨진다. 대선 과정에서 많은 부분을 배우고 느낀 대다수 불자들 역시 기자와 같은 심정일 것이다.



김민경 부장
mkkim@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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