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타밀족과의 내전을 종식하고 대통령에 재임한 마힌다 라자팍세 스리랑카 대통령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던 스리랑카 불교계가 최근 정치에도 관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스리랑카 승가계는 라자팍세 대통령에게 승가의 복식을 비롯, 불교서적 및 각종 인쇄물 등에서 불교를 왜곡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이를 규제할 수 있는 공식적인 시스템 구축을 요구했다. 스님들은 또 학교 교육 과정에 역사과목 신설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자팍세 대통령은 스님들의 이 같은 요구를 수용, 불교에 대해 잘못 설명하고 있는 각종 안내문 및 문서 등을 일소시키도록 지시했다. 또 내년부터 역사 과목을 독립 교과목으로 분류해 교육과정에 포함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앞서 스님들은 공공교육기관에서 학생들에게 불교를 가르치는 교사를 배치할 수 있도록 교육관계법 개정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자팍세 대통령은 불교 교사 배치가 합법화 되도록 내각의 승인을 이끌어내는 등 적극적으로 추진했다는 것. 이날 승가대표들은 라자팍세 대통령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지만 세속의 일을 떠나 출가한 스님들이 정치인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며 정책에 깊이 관여하는 것이 어떤 부작용을 불러올지는 아직 미지수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