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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눈 밝혀주는 화엄경 약찬게 강설

기자명 법보신문
  • 불서
  • 입력 2010.03.31 09:29
  • 댓글 0

『기도하는 즐거움』/보경 스님 지음/불교시대사

 
보경 스님이 20여 회에 걸쳐 진행한 ‘『화엄경』 「약찬게」 강설’을 책으로 엮어냈다.

이 세상 모든 종교와 사상은 ‘나’라는 존재의 본질이 무엇인가’ 하는 공통된 의문을 갖고 있다. 그리고 누구나 자신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죽음 이후의 세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종교나 철학은 자신들의 교리나 이론을 바탕으로 이에 대한 합당한 답을 내놓아야 함에도 세간의 삶은 여전히 미궁 속에 놓여 있고 만족스럽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불교는 인도에서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전해지면서 세간의 이러한 궁금증을 해갈하는 방편으로 선을 제시했고, 또한 화엄철학을 기반으로 정토의 내세 구원사상을 전했다. 하지만 그러한 내세 구원사상을 섭렵하고 이루어 내기 위한 기도법은 조금씩 다를 수밖에 없다. ‘관세음 보살’, ‘나무아미타불’ 같이 불보살의 명호를 찾거나 ‘신묘장구대다라니’, ‘능엄신주’ 등의 다라니를 외우기도 하고 『대방광불화엄경』, 『나무묘법연화경』처럼 경전의 제목을 반복해 외우는 기도법도 있다.

그 다양한 기도법 가운데 우리나라에서 널이 애용되는 것 중 하나가 『화엄경』 「약찬게」기도다. 『화엄경』은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은 이후 가정 먼저 설한 법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모두 80권, 39품, 10만 게, 240만 자로 이루어진 『화엄경』을 간략히 정리한 것이 바로 『화엄경』「약찬게」이다. 방대한 분량의 경전을 총 770자 110구로 요약 정리한 게송인 「약찬게」는 중생이 보살행을 통해서 청정한 본성을 깨달아 정각을 이루는 길을 제시하는 구체적 실천에 뜻을 두고 있다.

하지만 어렵다. 『화엄경』 한 권을 읽고 뜻을 새기는 것 자체가 어렵고, 그 내용을 요약해 놓은 핵심을 게송으로 전하는 「약찬게」 또한 입으로 외우며 기도하는 불자들이 전국적으로 상당수에 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이가 대다수다.

송광사 서울분원 법련사 주지 보경 스님 역시 법회 때마다 「약찬게」 기도가 진행됨에도 불구하고, 내용을 제대로 모르는 불자가 대다수라는 점을 알고 강의를 시작했다. “불자님들이 「약찬게」를 무작정 독송하기 보다는 한 음절 한 음절에 담긴 뜻을 알고 기도하는 것이 신행생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매달 법회 때마다 「약찬게」를 되도록 알기 쉽게 설명했다. 보경 스님은 “처음 법문을 시작할 때엔 일반 신도들을 위한 「약찬게」해설서를 찾기 힘들어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며 “방대한 내용을 간략하게 설명하다보니 법문을 듣는 불자님들도 쉽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약찬게」 강설이 진행될 당시를 회고했다.

보경 스님은 이에 따라 훗날 『화엄경』 「약찬게」를 배우고 싶은 이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발원하며 20여 회에 걸쳐 강설했던 내용을 『기도하는 즐거움』으로 엮어냈다. 『화엄경』 「약찬게」는 용수보살이 방대한 양의 경전을 줄인 것으로 대단히 압축된 것이긴 하나, 일정한 운율이 있어서 많은 사랑을 받고 암송되어 왔다. 때문에 보경 스님은 암송을 위한 정제된 게송의 형식이라 어렵게 생각될 수 있는 부분을 고려해 다양한 예화를 들어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그리고 스님은 대중들에게 “좋은 믿음은 앎의 깊이에 따라 차원의 변화가 일어나고, 아는 만큼 믿을 수 있고 믿는 만큼 앎이 굳건해지는 순환구조가 생긴다”며 경전공부에 임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무리 많은 경전과 다라니를 외울지라도 마음의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한, 우리는 여전히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한 나그네의 고달픔을 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스님은 “마음의 눈을 뜬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고, 자기헌신과 삶의 경건한 자세를 갖출 때만이 비로소 행복과 자유의 궁전에 들어갈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기도하는 즐거움』은 기도하는 불자들이 마음의 눈을 뜰 수 있도록 안내하는 길라잡이라 할 수 있다. 1만 3천원.

심정섭 기자 sjs88@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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