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인구의 90% 가량이 이슬람 신자인 동남아시아의 대표적 이슬람국가 인도네시아에서 불교와 이슬람교의 화합을 상징하는 특별한 자리가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인도네시아 최대의 이슬람 조직인 나흐타툴 우라마(약칭 NU) 의회의 개막식 행사에 불교 지도자가 참석, 이슬람 회의의 개막을 축하했다.
인도네시아 현지 언론인 자카르타포스트는 3월 23일 NU 의회 개막 소식을 보도하며 “오렌지색 승복을 입은 두 불교 지도자는 회의에 참석한 수 천 명의 NU 회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고 전했다.
개막식 행사에 참석한 불교지도자 담마수보 스님은 “출가 스님이 의회 개막식에 참석하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를 지닌다”며 “여러 종교 간의 대화를 통해 인도네시아에서의 종교간 조화를 이룰 수 있다”고 회의 참석 의미를 설명했다.
또 다른 참석자인 스리라타누 스님은 “불자들은 인도네시아의 가장 큰 이슬람 그룹인 NU를 존중한다”며 “특히 구스 두르를 존경한다”는 말로 이슬람교도들에 대한 존중을 표시하기도 했다.
나흐타둘 우라마는 ‘이슬람 학자의 각성(覺醒)’이라는 뜻으로 인도네시아 전국에 걸쳐 약 3,000만 명의 회원이 있는 인도네시아 최대의 이슬람 조직이다. 1926년 자바 중ㆍ동부 지역의 이슬람 지도자가 결성하여, 농촌지역을 중심으로 민중의 교육 사업 등을 벌여 왔다. 1952년에는 독자적인 정당을 창당해 정치계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