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경전 사본 연구 현황을 비롯해 한역 불전 번역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로 꼽히는 음역어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장이 마련된다.
인도철학회(회장 서행정)는 4월 23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김포 중앙승가대 본관 4층 대강당에서 ‘불전번역의 전통과 현대적 가치’란 주제로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한다.
먼저 독일 괴팅텐 학술원 정진일 박사는 ‘한역 중아함경 상당 산스크리트 사본 잔엽들 조사 현황과 전망’이란 논문을 통해 현재 유럽을 중심으로 한 사본 연구의 현주소를 소개한다. 그는 특히 아함 전적류 사본 단편에 대한 연구로 최근 길기트 지방에서 발견된 장아함 및 잡아함 사본 단편과 근본설일체유부 계통 아함 전적의 상관관계에 대해 조명하며, 기존에 설일체유부의 전적으로 간주되는 한역 중아함경 및 십송율과의 관계도 재조명돼야 할 것을 제기할 예정이다.
정승석 동국대 교수가 이끄는 ‘범어음역 한자어의 의미체계 심화연구’(2008, 한국연구재단 인문사회분야 기초연구과제 지원 사업) 프로젝트팀의 발표 또한 눈여겨 볼만 하다. 정 교수는 이날 고려대장경 중 대표적 범어 어휘집인 ‘번범어(翻梵語)’에서 나열하고 있는 어휘와 원어를 고찰해 비교적 초기에 제작된 ‘번범어’가 원어를 착란해 잘못 음역한 사례가 있음을 구체적으로 밝힌다. 뿐만 아니라 동일한 한자를 지닌 음역어지만 문장에서 실재 사용될 때엔 전혀 다른 의미로 채용돼 번역에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는 ‘동음이의(同音異義) 음역어’에 대한 동국대 김미숙 박사의 발표와 구역인 ‘비구’와 신역인 ‘필추’ 사이의 다양한 뉘앙스를 분석한 황순일 동국대 교수의 발표도 주목할 만하다.
이와 함께 『아미타경』의 범어본, 티베트본, 돈황본 등 다양한 판본을 대조해 『아미타경』을 불전번역이라는 시각에서 재해석하고 있는 중앙승가대 최종남 교수의 발표와 사물과 명칭의 관계에 대한 탐구를 목적으로 하는 인도의 니룩타 전통에 근거해 인도의 인식론․논리학인 니야야에서 설명하고 있는 전문용어인 ‘자티’를 고찰한 강성룡 서울대 강사의 발표 역시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02)2260-3133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