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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국가권력과 고리 끊어라”

기자명 법보신문
  • 교학
  • 입력 2010.04.26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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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사硏, 30일 ‘승가 지도자상’ 학술대회
선거제도·사유재산·정치권 유착 등 비판

승가는 뭇 중생의 복전(福田)이자 인천(人天)의 스승으로 일컬어져왔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고 따르며 스스로 부처님이 되고자 하는 출가수행자들이 있기에 부처님의 가르침이 널리 펼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날 승가의 신뢰와 권위는 급격히 추락되고 있으며, 교단을 이끄는 일부 스님들의 부적절한 행위가 신문지상에 자주 오르내리기도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대중으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받는 승가로 거듭날 수 있을까.

불교교단사연구소와 법륜교수불자회는 4월 30일 오전 10시부터 대구 불광사에서 ‘승가의 지도자상과 한국불교의 전통’이란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개최한다. 이번 세미나는 한국 승가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점들을 심층적으로 규명하고 그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먼저 임승택 경북대 교수는 한국불교가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로 △교리체계와 수행체계의 난맥상 △승단의 세속화와 질적 향상 △시대와의 소통 부재 △승단의 조직 운영 방식을 둘러 싼 문제점 등을 꼽는다. 그는 “조계종은 엄연히 출가수행자 집단으로 모든 종무는 수행과 화합을 우선해 처리해야 하고 구성원 간에 위계를 따질 필요가 있으며 법랍을 기준으로 법랍이 높은 스님이 상좌가 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현재 조계종의 운영 방식은 국가권력의 그것에 부합하는 것이지 종교단체를 이끌어가기 위한 성격의 것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비판한다.

임 교수는 특히 “선거과정에서 노출되는 삼보정재의 누수 현상은 일회적인 것으로 끝나지 않으며 선거에서 소요된 비용을 4년이라는 임기 내에 메우기 위한 각종 추가적인 문제들을 유발하고 있다”며 “이것을 승단 전체에 대한 재가자 신도들의 불신과 함께 승단 스스로의 위신을 추락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임 교수는 한국 사찰의 재정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테라와다불교의 어느 나라를 가더라도 스님들이 직접 돈을 만지는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며 사찰의 재정 관리에서 스님들은 거의 배제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출가수행자 집단으로서의 자기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존경받는 승단으로서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선 한국불교의 종단운영시스템을 부처님의 근본정신으로 되돌리려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규탁 연세대 교수는 ‘동북아시아 불교사 속에 나타난 승려상’을 조명함으로써 승가는 국가 권력과 분명한 거리를 두어야 함을 지적한다. 신 교수는 동아시아 불교교단은 『사분율』, 『십송율』, 『마하승기율』 등 승단 내의 자체적인 규율과 공동체 생활 속에서 평가되기보다는 승단 밖의 권력에 기인하는 바가 컸음과 함께 한국불교는 지금까지도 국가권력에 예속돼 있음을 조목조목 밝힌다. 신 교수는 또 1980년대 초 성철 스님이 국가 최고 실력자가 자신에게 5계를 받겠다는 요구에 “내가 율사인가? 수계라면 율사에게 가셔야지요”라며 단호하게 거절한 모습을 바람직한 승려의 상으로 제시한다. 이어 그는 “출가수행자는 권력과 철저히 거리두기를 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국가권력에 예속될 수밖에 없음”을 강조한다.

김광식 동국대 연구교수는 근현대 한국불교 100여 년간 종정이라는 이름 아래 나타난 종정의 역사상(歷史像)에 대한 조명을 통해 종정제도는 일본불교 및 종파불교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과 종권 갈등의 정점에 있었음을 고려해 향후 이에 대한 문제를 어떻게 인식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물음을 던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 이자랑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 연구교수는 ‘율장에 나타난 지도자상’에 대해 심층적으로 조명할 예정이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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