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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nt color=red][집중취재][/font]염불·독경 음반시장의 현주소

기자명 법보신문

1000여 종 출시…유명 스님 음반은 100만장 이상 팔려

1932년 첫 음반…1970년대 본격화
신행·교육·포교 방편으로 활용돼

 
좋은 염불·독경 음반 하나는 수행의 도반이며, 불교의식을 일러주는 스승이며, 주변 사람들을 불법으로 이끄는 유능한 포교사이기도 하다.

불자들에게 독경과 염불 음반은 이미 신행 생활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많은 불자들이 염불 음반 하나쯤은 갖고 있으며 차에서, 집에서 스님들이 녹음한 염불에 맞춰 예불 의식을 진행하거나 독송하며 경전의 내용을 암송한다.

염불 음반의 대중화를 이끈 것은 부산 안양사 조실 성공 스님과 전 조계사 주지 세민 스님에 의해서다. 서울 조계사 인근에서 30년 간 불교용품점을 운영해 온 보리수 김석희 대표는 “매장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겠지만 성공 스님의 금강경과 세민 스님의 천수경은 우리 매장에서 음반 판매율이 단연 높다”며 “두 분 스님의 음반을 염불의 고전”이라고 설명했다.
불교 음반시장의 수요가 점점 늘어나면서 1990년 이후부터는 많은 스님들이 염불을 비롯해 독경, 명상 음악, 법문 등 다양한 음반을 발매하고 있으며, 대중적인 ‘스타’ 스님들도 속속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염불 음반을 제작하는 대표적인 음반사인 오아시스, 한소리레코드, 아세아레코드에 따르면 불교 음악의 경우 매년 100여 종의 음반이 새롭게 출시되고 있으며 시중에서 유통되고 있는 불교 음반의 경우 2300여종에 이르고 있다. 이중 염불·독경 음반은 1000여 종인 것으로 나타났다. 불교용품 전문점 붓다넷과 마하몰, 불교용품 판매업체 등에서 판매되고 있는 염불 음반을 조사한 결과 부산 안양사 조실 성공 스님과 조계사 전 주지 세민 스님을 비롯해 영인, 화암, 혜광, 범철, 원정, 범능, 성수, 인묵, 영암, 법안, 정안, 인드라 스님 등 염불 음반 50여 종이 주로 유통되고 있으며 해인사, 통도사 등 사찰 고유의 불교의식과 특성에 맞춘 불교 의식집도 선보여 불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음반시장의 가장 큰 변화는 천수경, 금강경 등 독경 음반과 더불어 염불 음반의 종수가 다양화되고 있다는 데 있다. 염불 2세대라고 할 수 있는 혜광, 범철, 영인 스님은 예불문과  천수경을 비롯해 아미타경, 팔양경, 아미타불정근, 약사여래불정근, 지장정근, 화엄경약찬게주력, 츰부다라니 등 20여 종이 넘는 다양한 염불 음반을 취입했다.

그렇다면 1970년대 이전의 독경·염불 음반의 역사는 어떨까. 서울대 박사과정인 임란경 씨의 석사학위 논문인 「유성기 음반에 수록된 불교 독경 연구」에 따르면 불교계가 처음 음반을 낸 것은 1930년대 초다. 당시 유성기 음반에 수록된 불교 독경 음원은 총3개로 김명숙의 ‘조석예불’과 ‘권왕가’가 1932년, 김주호의 ‘송경 불전예식’, ‘축원경’이 1933년에, 김주호의 ‘경문 정구업진언’이 1934년에 각각 발매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중 김명숙이란 인물은 당시 음악계에서 활동했던 행적이 전혀 없어 전문 음악인이 아니라 스님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되며, 김주호 씨는 평안도 출신으로 서도소리의 명창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또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지난 2007년 7월 공개한 희귀 국악자료인 ‘영남범패’는 1969년에 녹음된 것으로 당시 영남 지역의 불교음악을 담은 음반이라는 점에서 1970년대 이전에도 불교음반 취입이 간헐적으로 이뤄져왔음을 추정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디지털 음원의 등장에 따른 음반 시장 및 제작 시스템의 변화로 콤팩트 디스크 시장이 위축되면서 이에 따른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현재 P2P등 공유 사이트를 통해서 염불 MP3가 유포되고 있어 이를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도 시급한 실정이다. 특히 스마트폰 앨범 애플리케이션이 새로운 음반 시장의 수익 모델로 급부상하면서 종단 관련 실무자와 외부단체 관계자들이 자리를 함께해 구체적인 시장 현황을 점검하고 음반 시장의 활성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좋은 벗 풍경소리 이종만 실장은 “시대가 변화면서 음반 시장도 빠르게 변화되고 있다”며 “불교 음반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선 종단의 지속적인 관심과 대응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염불 음반 역시 시대적인 흐름에 따른 끊임없이 소통을 통해 염불 음악이 가지고 있는 독창성과 정체성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염불과 독경음반이 40~50대 이상의 전유물이 아니라 젊은 층으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염불과 독경이 갖는 경건함과 성스러움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형식의 음반이 개발돼야 하고, 음반 취입도 스님들뿐 아니라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유명 가수나 국악인들의 참여도 적극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범능 스님과 인드라 스님, 여성 3인조 팝페라 그룹 ‘렉스페라’가 CBM(Contemporary Buddhist Music)을 선보이는 등 현대적인 감각에 맞는 다양한 불교 음반을 출시하고 있는 점은 대단히 고무적으로 염불의 현대화 및 대중화에 큰 밑거름이 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렉스페라의 음반 ‘마음의 길’을 제작한 YM엔터테이먼트는 “기존 불교인들에게는 불교를 더 알아갈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고 불교인이 아닌 일반 대중들에게는 불교에 호감을 갖도록 하거나 입문하는 계기를 만들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많은 이들에게 불교의 울림을 전달해주는 ‘불음(佛音)’ 불교음반. 좋은 염불·독경 음반 하나가 수행의 도반이 될 수 있고, 불교의식을 배우는 교재도 될 수 있으며, 탁월한 포교 방편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종단과 불자들이 이 분야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분명한 이유라 할 수 있다. 

최승현 기자 trollss@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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