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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씨앗 심으며 강 모시는 사람들 12人

기자명 법보신문
  • 해외
  • 입력 2010.05.17 16:37
  • 댓글 0

“온몸 내던져 강 지킬 것”

수리부엉이 등 멸종 위기 동식물 서식 잇따라 발견
몸싸움 하며 공사 저지…강에 투신 토사 유입 막아

여강선원에는 강을 모시는 사람들이 있다. 수경 스님과 묘원 스님을 필두로 불교환경연대, 녹색연합, 환경운동연합, 생태지평 등에서 파견된 NGO활동가들이 바로 그들이다. 여강선원 활동가들이 흘리는 땀과 눈물은 처참하게 파괴되고 있는 남한강에 희망의 씨앗이 되고 있다.

활동가들은 지난달 4월 12일 도리섬 일대에서 멸종위기종인 단양쑥부쟁이가 준설작업으로 훼손되고 있는 현장을 최초로 발견했다. 또 같은 달 29일에는 멸종위기 야생동물인 수리부엉이가 남한강 강변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도 처음 확인했다.

현장 모니터 활동을 통해 여주 부처울 습지 일대에서 서식하는 어미와 새끼 두 마리를 현장 조사 과정에서 발견한 것이다. 멸종위기종인 수리부엉이가 남한강변에 서식하고 있다는 사실은 환경부가 실시한 환경조사는 물론 학계에서 조차 보고된 적이 없었다.

명호 실장은 “4대강 사업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멸종위기종 동식물이 발견되고 있다”며 “환경영향평가가 졸속처리된 사실이 확인된 만큼 관련 정부부처는 이제 더 이상 변명과 거짓을 그만하고 지금이라도 즉각적인 공사 중단과 전면적인 환경영향평가 재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이 하루도 빠짐없이 4대강 공사현장을 방문해 지속적으로 현장을 모니터링한 결과다. 낮 시간에 비해 경비가 소홀한 야간 현장 모니터 활동을 벌이면서 위험천만한 상황이 속속 연출되지만 이에 아랑곳 하지 않았다.

황민혁 씨는 “공사 현장 인부들과의 잦은 실갱이와 몸싸움은 이제 생활이 돼버렸다”며 “ 자연과 생명을 지켜야 한다는 굳은 신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들 활동의 궁극적인 목표는 4대강 공사 중단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4대강 사업 현장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위법 사항을 찾아내고 이를 공론화하는 근본적인 이유다. 각자의 역할은 다르지만 이들은 생명의 젖줄인 강을 살리는 길을 자신들의 사명으로 여기고 있다. 야간에 현장에서 모니터 활동을 하면서 인들과 과격한 몸싸움이 일어나 생채기를 입는 사례가 비일비재하지만 모니터 활동을 멈출 수 없다.

하루하루가 고단함의 연속이지만 뜻을 함께하는 도반이 있어 그들은 행복하다. 더불어 살아가는 모든 생명들을 위해 희생을 아끼지 않는 그들은 서로에게 있어 든든한 버팀목이자 후원자다. 하루종일 현장에서 모니터 활동을 하느라 검게 그을린 서로의 얼굴을 보면 마음이 아려 오지만 오늘 하루도 하루 일과를 무사히 마쳤다는 안도감에 웃음꽃이 핀다.

토사가 강물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강으로 뛰어 들 때도, 공사가 강행되고 있는 현장 항공 사진을 찍기 위해 행글라이더에 몸을 실을 때도, 마음속에는 오직 한 가지 바람뿐이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자연을 지키고 생명을 보호하는 일. 그것이 이들이 강을 모시고 있는 이유다.

여주=최승현 기자 trollss@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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