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선희 보살의 수행일기] 28. 물질 아닌 내면세계 탐구

기자명 법보신문

무의식-꿈 관찰 수행에 있어 필수
바깥의 시선 거두고 내면 성찰해야

개미, 나무, 뇌, 신…. 썼다하면 기록적으로 팔리는 저자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근래에 한국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외국 작가로 선정되었다. 때문에 그가 쓴 책들 역시 한국에서 가장 많이 읽힌다고 한다. 그의 어떤 면이 이토록 한국인들에게 어필 될 수 있는 것일까?

베르베르는 자신의 독자가 가장 많은 한국과 러시아인들에 대해 “한국인들은 과거에서 훨씬 벗어나 있고, 러시아는 아직도 중세풍습이 강하게 남아있다”고 했다. 그는 13살 때부터 동양의 정신세계를 알게 되어 그때부터 태극권, 요가, 선(禪)을 해왔고 티베트불교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호흡법을 배워 뇌를 조절하고 심장박동의 완급(緩急)도 조절할 수 있을 정도로 수행이 단련된 베르베르는 작가답게 창의력을 강조했다. 창의력을 키우는 비법으로 두 가지 방법을 들었는데, 첫째가 규칙적인 생활, 두 번째가 꿈(夢)을 메모하기다. 그는 꿈에서만은 자유롭다면서 아침에 일어나면 전날 밤 꾼 꿈을 기억나는 데까지 메모한다고 했다.

공교롭게도 같은 시기에 영화 ‘아바타’ 감독 제임스 케머른이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생각했던 모든 것이 현실화 되는 걸 보면 인간이 신이 아닌가” 라며 미래의 과학기술은 뭐든 가능한 기술이 될 것이라고 했다.

우리가 유독 서양 사람들이 하는 것을 부러워하고, 그들을 흉내기 좋아하며, 그들의 말 한마디에 빠르게 반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TV와 신문, 인터넷 등에서 이 두 사람의 방문에 경쟁적으로 이들의 말과 삶을 전달하려 하는 이유는 왜일까?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결론은 베르베르가 말한 대로 ‘한국인들이 과거에서 훨씬 벗어난 까닭’일 것이다. 이 말이 좋게 들리는 부분도 있지만, 깊이 따져보면 우린 소중한 우리의 것을 헌신짝처럼 내버리는데 익숙해 있다는 의미도 있다. 옛 성현들의 진실 된 것들을 고귀한 줄 모르고 버린 채 잊고 있다가, 피부가 다른 서양인들이 그것들을 사용하며 다시 들춰 한 마디씩 하면, 우리 것 인줄도 모르고 모두가 흥분한다. 이는 내면의 것보다는 외적인 경계에 홀려 산다는 의미이기도 하며 속은 가난하고 겉만 화려하여 계속 바깥의 것들만 추구하고 탐색해 가는 기질 때문이기도 하다.

베르베르나 캐머른이 즐겨하는 명상이나 말한 철학은 이미 동양의 것들이고 우리 것이다. 수행에 있어서 꿈의 관찰은 필수이다.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면 화장실을 가기 전 간밤의 꿈부터 살펴보아야 한다. 화장실부터 가겠다고 부산스럽게 행동하면 벌써 꿈을 망각하게 된다. 불교에서 이렇게 꿈을 관찰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이다. 먼저 꿈은 무의식에 저장된 업력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하여 꿈을 보면 수행의 진보를 알 수 있다. 또 다른 하나는 꿈은 오늘 하루 뿐 아니라 앞으로 있을 일들을 예견하기도 한다. 바깥 경계에서 쉬게 되는 잠이야말로 또 다른 정보를 알게 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캐머른이 말한 인간의 신성(神性)도 부처님께서 이미 불성(佛性)을 말씀하셨다. 그런데 우린 이런 성현들의 가르침에 관심조차도 없다가 피부가 다른 사람들이 횡적으로 전해오면 새삼 그들이 한 말을 경이롭게 생각하고 야단들이다.

밖으로 드러나 눈에 보이는 것에만 관심을 갖고, 기업화와 관료화로 치닫는데 만 급급해 한 나머지 내적으로 탄탄히 다지고 탐구하지 못한 채 우린 너무 오랜 세월 우리의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렸다. 모든 사상, 자료 등이 체계적이지 못하고 종적인 검토 없이 횡적으로만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지진이 날 때도 상하로 움직이면 희생이 작지만 횡적으로 움직이면 수많은 희생이 따른다.  

강선희 보살 phadma@hanmail.net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