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1일 ‘4대강 반대’를 외치며 소신공양한 문수 스님의 입적 소식에 불교계는 물론 환경단체, 이웃종교계, 정치권조차 충격을 감추지 못하면서 애도문을 속속 발표하는가 하면 분향소가 마련된 조계사를 찾아 스님을 추모했다. 특히 그 동안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은 모든 생명을 살상하는 무모한 일”이라며 반대해 왔던 환경단체들은 “(이명박 정부가) 생명을 무시한 포크레인질로 결국 한 순수한 성직자의 목숨까지 앗아갔다”며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환경운동연합은 문수 스님의 입적 소식이 전해진 5월 31일 즉각 논평을 발표하고 “문수 스님의 소신공양은 생명을 저버린 4대강 사업이 가져온 궁극의 폐단이자, 이제 4대강 생명들의 눈물이, 그 울음소리가 우리 인간에게도 전해진 것”이라며 “얼마나 많은 생명이 죽어나가야 이 사업이 중단될까요”라고 반문했다. 또 낙동강지키기 대구경북대책위원회도 6월 1일 애도문을 발표하고 “소신공양을 한 문수 스님은 4대강 반대 집회에도 참여하지 않고 3년 동안 바깥출입을 하지 않으면서 수행에만 전념해 온 스님이었다”면서 “이런 분조차 4대강 사업이 얼마나 반생명적이고 파괴적인 사업인지를 알고 있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수 스님의 소신공양은 이웃종교인들에게도 커다란 충격이었다. 불교를 비롯해 개신교, 가톨릭, 원불교 등 4대 종교가 참여하는 종교환경회의는 1일 조계사에 마련된 스님의 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우리 종교인들은 4대강 사업이 중단될 때까지 문수 스님의 유훈을 받들어 싸울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 자리에서 김경호 목사는 “종교인의 한 사람으로서 스님의 희생이 안타깝지만 소신공양은 거룩하다”며 “스님이 남기신 4대강 개발 중단의 유지를 이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6·2 전국동시지방선거’를 불과 이틀 앞두고 들려온 비보에 민주당,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 야권은 일제히 논평을 내고 “무리한 4대강사업으로 한 수행자를 죽음으로 몰고 간 이명박 정부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