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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은 왜 대선에 출마한 걸까

기자명 공종원
이번 16대 대통령선거에는 7명의 후보가 등록했다. 모두 대통령이 되겠다는 것이 목적이라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그렇지만 우리 국민 치고 객관적으로 보아 한나라당의 이회창과 민주당의 노무현 등 두 후보를 제외하면 당선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다.

그렇지만 출마한 후보들이나 그를 지지하는 이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다른 유력 후보들이 국민의 지지를 잃고 대신 자신이 급격히 부상해 대세를 뒤집을 수도 있으리라 생각하는 이도 없지 않을 것이다. 5억원의 기탁금을 내고 선거에 출마한 처지이니 당연히 그 정도의 요행이나 가능성을 배제했을 수는 없겠다.

물론 출마자들 가운데도 이번에 꼭 당선이 안되더라도 일정한 성과를 얻으면 된다는 이들도 없지 않을 듯 싶다.

민노당의 권영길후보 같은 이는 출발이 일천한 자기 당의 존재와 그 지향하는 바를 국민에게 널리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서 이번 선거를 적절히 이용할 생각일지도 모른다. 실제 그는 TV토론에서 이회창 노무현 두 사람과 함께 출연할 기회를 잡음으로써 민노당과 자신의 존재의미를 극대화할 수 있었다.

일부 보도에 의하면 권후보는 이회창 노무현등 양당 대립전에 식상해있는 사람들에게 적지않은 호응을 얻었다고 하며, 특히 민노당과 노선이 상당히 비슷한 민주당의 노무현후보를 곤혹스럽게 만들었다는 소리도 들린다. 선거과정에서 노무현 지지표를 일부 잠식할 수도 있다는 추측마져 나올 정도다. 그리고 그 여파로 권후보는 TV토론후 각지역 유세에서 전과는 다른 대중의 호응을 느끼고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이에 비해 이한동이나 장세동후보 그리고 다른 두 후보는 권영길후보 보다도 여건이 몹시 나쁜 상황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것 같다.

TV토론이나 중요정당에 주는 선거방송 기회를 얻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보도에서도 소외되기 일쑤다. 물론 이렇게 동등한 기회를 주지 않는 매체에 대해 불공정이라고 불평할 수는 있어도 그것을 법적으로 시정할 도리는 이들에게 없다.

미국에서도 민주 공화 양당 후보를 제외한 십 수명의 후보들은 늘 푸대접을 받는 것이 사실이고 그것이 국민전체로 보면 오히려 정당한 것이라는 이론이 정착되어 있으니 더 할 말이 없다.

그렇다면 그런 불리를 알면서 왜 이들 군소후보들은 5억원의 기탁금을 걸고 대선에 출마했을까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이들이 스스로 당선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나온 경우는 드물 것이다.

당선을 생각하고 나왔다면 정말 세상을 너무 모르는 것이고 사리판단에 문제가 있다고 할 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들은 당선 아닌 다른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된다. 정치적으로 자신의 입지를 확인하겠다는 뜻도 있겠고 대선에 출마했었다는 기록을 위해 나온 경우도 없지는 않을 것 같다. 소수지만 자신을 알아주고 자신의 주장과 이념을 펴겠다는 뜻을 가진 경우도 있을지 모른다.

한데 대선후보 가운데 김길수라는 스님이 보이는 것은 이채라면 이채다. 이분이 과연 대통령에 당선되리란 확신을 가지고 나온 것인지의 여부는 알 수 없지만 분명히 한가지 메시지만은 남길 것 같다. 우리 선거사상 스님이 대선후보로 출마한 것은 처음이란 기록과 스님이 수행대신 왜 정치에 관심이 많은가 하는 의문이다. 이번 일로 국민들이 불교를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공종원<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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