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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우 스님의 계율 칼럼] 불쬐고 잠자는 법 ①

기자명 법보신문

수행자는 잠을 자는데도 법도가 있어
반듯이 눕거나 왼쪽으로 누워선 안돼

불 쬐는 난로 앞에서 머리를 마주 대고 이야기 하거나, 코딱지나 때를 불에 튕기거나, 버선이나 신발을 불에 말리거나, 너무 오래 쬐어서 뒷사람을 방해하면 안 된다. 몸이 조금 녹으면 제자리로 와야 한다. 불을 쬐는 일은 율에 부처님이 말씀하시되, “불을 쪼임에 다섯 가지 과실이 있다.

첫째는 사람으로 하여금 얼굴색이 나빠짐이오. 둘째는 사람으로 하여금 기력이 없음이오. 셋째는 사람으로 하여금 눈이 어두움이오. 넷째는 사람으로 하여금 많이 모여 시끄러움이오. 다섯째는 다분히 세속의 일을 말해서 정업(正業)을 폐하고 또한 시비의 근본이 됨이다”고 하셨다.

대중이 함께 사용하는 큰방에서 누워 잘 때에 오른 쪽으로 누워 자는 우협와(右脇臥)가 있는데, 이는 부처님이 남기신 방식(式)이다. 사문이 눕는 법은 응당히 사자 왕이 눕는 것과 같아야 한다. 오른 어깨를 자리에 붙여서 발을 포개고, 입을 다물고, 오른손으로 머리를 베며, 왼손을 펴 몸에 얹어서 염혜(念慧)를 버리지 아니 하고 삼보를 생각해야 한다. 저 사자왕은 모든 짐승 가운데에 가장 사납고 튼튼하며, 용맹스럽기가 제일이다. 출가인이 발심하여 부지런히 정진하는 것 또한 이와 같아야 한다. 이와 같이 누웠을 때, 첫째는 몸에 도란(掉亂)이 없고, 둘째는 생각의 망실(忘失)함이 없으며, 셋째는 잠이 깊이 들지 아니하고, 넷째는 악몽을 꾸지 않음이라. 그런 까닭으로 좋은 잠(吉祥睡)이라 한다.

반듯하게 누워서 자는 잠은 죽은 시신의 잠이요, 엎드려 누워서 자는 잠은 자빠져 누운 잠이다. 오른쪽 옆으로 누워 자는 것이 좋은 잠이라 한다. 제켜 반듯하게 눕거나, 엎어 눕거나, 왼 옆으로 누우면 못쓴다. 스님과 한 방에서나 한 자리에서 자지 못한다.

또한 한 방에서 자게 되더라도 한 자리에서는 자지 못한다. 같이 있는 사미와도 한 자리에서 자지 못한다. 신발이나 버선이나 속옷을 걸 적에 머리 위를 지나치게 하면 못쓴다. 속옷을 벗고 잠자리에 눕지 못한다. 자리에 누워서 웃거나 떠들면 못쓴다. 성상이나 법당 앞으로 요강을 가지고 다니지 못한다.

『보량경(寶梁經)』에 이르되, “반듯이 누워서 자는 잠은 아수라의 잠이요, 엎드려 자는 잠은 아귀의 잠이며, 왼쪽으로 누워서 자는 잠은 탐욕인의 잠이요, 오른쪽으로 누워서 자는 잠은 출가인의 잠이다. 그러나 누워서는 목침을 베거나 혹은 팔을 구부려 베고, 머리를 자리에 대지 말지니라”고 했다. 『황정경(黃庭經)』에 이르되, “위로는 황정(黃庭)이 있고 아래로는 관원(關元)이 있으며, 앞에는 유관(幽關)이 있고, 뒤로는 명문(命門)이 있으니, 만약 반듯이 눕거나 엎드려 누우면 명문(命門)과 단전(丹田)의 기(氣)가 펴지지 아니하는 까닭으로 꿈이 어지럽고 전도(顚到)된 경계가 있음이니라”고 했다.

『영추경(靈樞經)』에 이르기를, “하늘은 서북(西北)을 채우지 아니하는 까닭으로 오른쪽 눈과 귀가 왼쪽의 총명함만 같지 못하고, 땅은 동남(東南)을 채우지 아니하는 까닭으로 왼쪽 손발이 오른쪽 손발의 강하고 굳셈만 같지 못함일세. 그런 까닭으로 길상수(吉祥睡)라는 것은 왼쪽은 비고 오른쪽은 실(實)함이라”고 했다. 승호비구(僧護比丘)가 지옥 속에서 두 사미가 서로 껴안고 맹렬한 불길에 몸을 태우며, 고통이 쉬지 않음을 보고, 부처님께 사뢰되, “무슨 죄의 소치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가섭불 시대에 이 두 사미가 한 이불 속에서 서로 껴안고 잠잤다. 이런 인연으로 지옥에 들어가서는 불이 타는 이불 속에서 서로 껴안고 고통 받는 것이 지금까지 끊어지지 않고 있다. 서로 껴안고 잡스런 희롱을 하며 거리낌 없이 마음대로 놀은 정 때문이니라”고 하셨다. 

철우 스님 율장연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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