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려 유통 ‘자장전’ 있었다”

기자명 법보신문
  • 교학
  • 입력 2010.07.28 09:40
  • 댓글 0

국민대 남무희 박사, 신라사학회서 주장

신라 중고대 최고의 고승인 자장(576~655) 스님에 관한 기록은 7세기 중국에서 편찬된 도선 스님의 『속고승전』 「자장전」과 13세기 일연 스님의 『삼국유사』 「자장정율」이 대표적이다. 이중 『속고승전』의 편찬시기가 훨씬 앞설 뿐 아니라 그 내용에 있어서도 『삼국유사』보다 『속고승전』이 원형을 전하는 자료로 간주돼 왔다.

이런 가운데 남무희(국민대 강사·사진) 박사는 신라사학회가 7월 17일 서강대에서 개최한 제95회 학술발표회에서 “고려시대에 여러 ‘자장전’이 유통되고 있었으며, 일연 스님은 이를 토대로 자장 관련 기록을 정리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그의 주장은 ‘고려시대 작성된 자료는 더 이상 고대문화의 원형일 수 없다’는 일부 중견 사학자들의 통설에 맞서는 것으로 새로운 고대사 이해의 단초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남 박사는 『삼국유사』 「가섭불연좌석」에 자장전이 언급되고 있지만 이 내용은 『속고승전』에 전혀 등장하지 않으며, 황룡사에 대한 언급도 『삼국유사』에만 등장하는 내용이다. 이런 사실들로 미뤄볼 때 일연 스님은 다른 자장전을 참고해 정리했음을 알 수 있으며, 그 중 대표적으로 각훈 스님의 『해동고승전』과 김대문의 『고승전』이 포함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그는 이러한 다른 사실들을 토대로 고려시대 유통되던 ‘자장전’을 일부 복원하기도 했다.

남 박사는 또 자장 스님이 말년에 문수보살을 친견하지 못했다는 내용의 설화처럼 신라 중고기가 막을 내리고 중대가 시작되면서 자장 스님의 역할이 크게 축소됐음에 주목했다. 당시 왕실은 전륜성왕 관념 형성 및 석가불 신앙의 구현 쪽으로 바뀌어갔지만 자장 스님은 여전히 문수신앙을 지향했던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자장 스님이 죽고 신라하대를 지나면서 오대산 신앙이 새롭게 부각되고 이런 배경에서 문수보살을 친견하려 했던 자장 스님의 삶이 새롭게 조명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남 박사는 “자장불교에서 강조됐던 불국토 관념이라든지 문수신앙의 문제는 고려시대에 이르면서 새로운 입장이 가미된 고려 국내 유통 ‘자장전’으로 새롭게 쓰여질 수 있었다”며 “그런 속에서 자장의 전기는 계속 정리됐고 때론 윤색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