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소림사 입구 전경. 법보신문 자료사진 |
중국 소림사가 세계문화유산이 됐다. 세계유산위원회(WHC)는 지난 8월 1일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제34차 회의에서 소림사를 포함 11개 건축물로 이뤄진 고건축물군 ‘텐디즈중(天地之中·천하의 중심)’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텐디즈중은 허난성 덩펑시 쑹산 일대에 위치하고 있는 고건축물들을 일괄적으로 지칭하는 표현으로 쑹산에 제사를 지내던 시설인 중악묘, 중국의 유서 깊은 서원 가운데 하나인 숭양서원, 무술로 유명한 소림사 등이 이에 포함된다.
텐디즈중은 중국 한나라 때부터 청나라까지 7개 왕조 2000여년에 걸쳐 축조된 다양한 건축물들로 구성돼 있어 중국 역사의 단면을 간직하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특히 소림사에는 당나라부터 청나라 때까지 1000여 년간에 걸쳐 조성된 전탑 241개가 모여 있는 소림사 탑림(塔林)이 있어 텐디즈중 가운데서도 중요한 유적으로 손꼽히고 있다. 소림사는 또한 6세기에 중국 선종(禪宗)을 창시한 승려인 달마(達磨)대사가 머물며 수행한 선종의 총본산인 동시에 소림무술의 태동지로 널리 알려져 있는 세계적인 관광지이다.
WHC는 이와 함께 기암괴석이 많은 후난성 랑샨, 광둥성 단샤샨, 저장성 장랑샨, 장시성 후룽샨 등 6곳의 ‘단샤(丹霞)지형’을 세계자연유산으로 승인했다.
이로써 중국은 세계문화유산 28곳, 세계자연유산 8곳, 세계 문화·자연 복합유산 4곳이 되어 세계유산이 40곳으로 늘었다. 이탈리아(44건)와 스페인(42건)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중국 측은 텐디즈중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하기위해 수 차례 유네스코 측에 지정을 신청했지만 유네스코는 부족한 점을 계속 지적하며 반려, 보류 등의 판정으로 내려왔다. 그러나 중국 측은 외교적 수완을 발휘, 케냐를 비롯한 아프리카회원국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재차 등재를 신청해 이 같은 결과를 이끌어 냈다.
소림사의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발표된 직후 중국 측 언론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에서 생활한다는 것은 소림사의 스님들에게 매누 놀라운 경험인 동시에 이곳을 보존해야하는 의무가 더욱 커졌음을 의미한다”며 “소림사의 쿵푸도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소림사 스융신 방장 스님의 소감을 전했다. 그러나 같은 시기 홍콩 일간지 명보(明報)는 “소림사 측이 세계문화유산 등재 결정 직후 입장료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며 “문화유산의 상업화에 지나치게 신경 쓴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