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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술대회 빛낸 한국 선사들

기자명 법보신문

“간화선, 채움 아닌 비움의 수행법”

이번 세미나는 동·서양의 간화선 학자들과 선원의 고승대덕들이 대거 참여해 동아시아 간화선의 배경과 전개, 실참에 대해 논함으로써 간화선에 대한 보다 심도 있는 이해와 대중화를 실현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한국불교의 대표적 선객으로 칭송받는 진제·고우·혜국·수불 스님 등이 간화선의 유래와 수행 방법 등에 대한 기조발제와 법문으로 한국간화선의 전통을 살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충주 석종사 금봉선원장인 혜국 스님은 기조발제를 통해 “영원한 행복 참다운 평화는 부족함을 채워서 얻을 수 있는 세계가 아니라 덜어내고 덜어내서 구하는 마음이 없어질 때 비로소 찾을 수 있다”며 “간화선에서 추구하는 돈오의 길은 더 이상 덜어낼 게 없는 상태를 찾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님은 이어 “이런 화두 참선은 곧바로 참구해 들어가야지 생각으로 따져선 안된다”며 “생각으론 결코 해결할 수 없는 세계가 바로 화두참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스님은 “이런 화두를 참구하다 보면 참선하는 내가 있고 깨달아야 할 뜻이 따로 있는 것으로 착각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이는 화두가 반야공성(般若空性)을 바로 일러준 일구라는 걸 모르고 화두를 통해서 소소영령한 주인공을 깨달아야 하는 시체가 있는 걸로 잘못 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스님은 “생각의 길이 끊어지고 말길이 끊어진 자리가 화두이기에 아무것도 모를 뿐이어야 한다”며 “다만 모르는 놈을 참구하고 참구하되 목마른 이가 물을 찾고 배고픈 이가 밥을 생각하듯 간절하게 참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조계종 원로의원 고우 스님은 참선 수행을 하는 목적과 관련해 “선은 주관과 객관이 끊어진 본분 그 자리에 돌아와 참된 삶을 살도록 해주는 행위”라며 “결국 우리가 참선을 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진정한 삶의 행복이 무엇이며 어떻게 찾을 수 있는지를 알아가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런가 하면 안국선원장 수불 스님은 “간화선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우선 화두참구를 올바로 지도할 선지식이 절실히 필요하다”며 “간화선 지도자 양성과 대중화를 위한 체계적인 연구를 할 수 있는 전문 연구원을 더 많이 키워내야 한다”고 제안했다.

동화사 조실 진제 스님은 회향 법문을 통해 “동국대에서 국내·외 세계 석학들을 초청해 최상승의 수행법인 간화선을 주제로 국제학술대회가 열려 기쁘다”며 “학술대회를 통해 부처님으로부터 내려오는 정법안장의 실참 수행법인 선수행의 사상과 역사를 밝혀냈다는 점은 큰 의미”라고 치하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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