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식 장례 형식의 가장 큰 특징은 시신을 화장한다는 점이다. 화장은 세연을 다 한 육신을 자연으로 돌려보낸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즉 사람과 자연이 둘이 아니며 지배와 피지배의 관계가 아닌 연기의 관점에서 하나의 순환 고리를 형성하고 있으며 화장을 통해 육신을 지, 수, 화, 풍이라는 자연의 구성요소로 환원시킨다는 것이 불교적인 장례 형식의 가장 큰 특징이다.
그러나 스님이 아닌 재가불자의 경우 매장의 전통이 뿌리 깊은 만큼 매장과 화장 두 가지 방법이 사실상 통용되고 있다. 형식상의 특징은 화장 외에도 장례의 전 과정을 통틀어 고인의 영가가 세연을 마무리하고 극락, 또는 정토에 왕생할 수 있도록 인도하는 의식으로 이뤄진다. 이러한 의식은 주로 염불을 통해 이뤄지는데 이때의 염불은 죽음이 끝이 아니며 또 다른 윤회의 시작임을 망자에게 알리는 수단이 된다.
스님의 경우 다비의 절차와 법식 등이 『장아함경』에 비교적 상세하게 기술돼 있어 법식을 따르기가 비교적 용이하지만 재가불자의 경우 영전 마련 등에 관한 문헌적 기준이 마련돼 있지는 않다. 따라서 영전은 유교식 장례와 대동소이하게 마련되며 불교식의 경우에는 이 과정에 스님들이 참석해 염불을 해주는 정도다.
그러나 대부분의 불교식 장례에서는 영전 뒤에 탑다라니를 모시고 그 앞에 망자의 사진을 모시며 일부 상조업체 등에서는 연꽃 형태의 위패를 제공하기도 한다. 그 외 임종에서 입관까지의 절차는 일반 장례 또는 유교식 장례와 동일한 절차를 거치는 것이 보편적이다.
불교식 장례의 또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유교식 장례의 경우 입관 후 빈소를 차리고 상주들이 상복을 갈아입은 후에야 비로소 조문객을 맞고 곡을 하지만 불교식 장례에서는 그 이전이라도 상복을 입고 손님을 맞을 수 있다는 점이다.
조문을 받는 동안 수시로 스님들이나 조문객들이 망자를 위해 염불을 해준다는 불교식 장례의 특징은 발인제에서도 드러난다. 발인 때에는 법주인 스님들이 선두에 서며 그 뒤로 위패를 모신 다음 영정사진, 관, 상주, 문상객의 순서로 뒤를 따른다. 시신을 화장할 경우 절차는 다비식에 준해 진행한다. 관이 화장장에 도착해 화구에 안치한 후 염불을 하고 거화한다. 이때의 염불은 화장이 끝날 때 까지 계속하게 되며 화장이 끝난 후 수습된 유골이 유족에게 인도될 때까지 계속된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