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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nt color=red][집중취재][/font]‘큰스님 선양’ 트렌드가 바뀐다

기자명 법보신문

다례재 넘어 역사문화지 조성·지역축제로 우뚝

관련 연구기관·장학사업 꾸준히 증가
문화체험의 장 제공…불교대중화 초석

 
해남 대흥사가 지난 1991년부터 매년 실시하고 있는 초의문화제 모습. 다인들이 다도시연회를 열고 있다.

자장, 원효, 보조, 일연 스님에서부터 서산, 사명, 경허, 만공, 용성, 만해 스님 등 근현대 스님에 이르기까지 한국불교를 빛낸 역대 선지식을 조명하는 선양사업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큰스님의 뜻을 기리는 다례재를 봉행하던 것에 그치던 과거와 달리 큰스님의 이름을 딴 지역 축제가 열리는가하면 큰스님의 사상과 업적을 재조명하기 위한 학술기관과 장학사업도 꾸준히 늘고 있다. 그런가 하면 큰스님의 출생지 혹은 사찰 주변을 성역화 하는 불사들도 속속 추진되고 있다. 이를 통해 역사 속 인물로 잊어져 가던 한국불교 역대 선지식들의 사상과 삶이 오늘날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지역문화축제로 성장=큰스님의 사상을 계승하고 지역 주민들에게 다양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1990년대 후반부터 지역사찰을 중심으로 시작된 큰스님 선양사업은 축제의 형태를 띠면서 불자 뿐 아니라 지역주민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으면서 이미 지역을 대표하는 축제로 발돋움하기 시작했다.

1998년 만해사상실천선양회와 백담사 등이 중심이 돼 만해 한용운 스님의 민족정신과 문화세계로 조명하기 위해 매년 8월마다 개최되는 만해축전은 이미 문화예술인들이 참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대동한마당이자 인류의 인권과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세계인들의 화합한마당으로 승화되고 있다.

1991년 대흥사와 해남다인회가 조선후기 대표적 선사이자 다도(茶道)를 정립한 인물로 추앙받는 초의 스님의 사상을 기리기 위해 시작된 초의문화제는 우리나라 대표축제로 발돋움하고 있다. 매년 5월 열리는 초의문화제는 각종 차시연회, 차 관련 경연대회 등과 함께 음악회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펼쳐져 전국에서 차 동호회를 비롯해 다도에 관심이 높은 관광객들이 매년 2000여명을 넘어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임진왜란 당시 승병장으로 명성을 높였던 사명 스님을 조명하는 표충사의 추모대재 역시 지역대표 축제로 꼽히고 있다. 특히 표충사는 올해 사명 스님의 열반 400주기를 맞아 10월 9~10일 ‘사명 스님의 추모-계승-발전’이라는 주제로 추모대제를 장엄하게 연출한다. 추모법회를 비롯해 영산재, 위령재 등 전통식 추모행사에 이어 사명 스님의 사상을 조명한 학술세미나, 자비음악회, 백일장 대회, 시낭송회 등 다양한 문화행사도 개최할 예정이다.

이밖에 매년 10월 군위 인각사에서 개최되는 『삼국유사』의 저자 일연 스님을 추모하는 ‘일연문화제’, 신라 의상 스님의 업적을 기리는 영주 부석사의 화엄축제 등도 지역주민에게 큰 호응을 얻는 대표축제로 발돋움하고 있다.

▷사상·업적 조명 활성화=지역축제가 문화적 행사라면 사찰을 비롯해 문도회 등이 설립한 학술연구원은 사료를 발굴, 연구함으로써 큰스님의 사상을 오늘날 재조명하는 사업이다. 특히 학술연구원이 매년 정기적으로 개최한 학술세미나는 그 동안 감춰져 있던 큰스님의 사상을 새롭게 부각시키는가 하면 왜곡된 역사를 바로 잡는 계기가 되고 있다.

송광사를 중심으로 설립된 보조사상연구원은 큰스님의 사상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기 위한 학술연구원의 효시로 평가되고 있다. 1987년 설립된 보조사상연구원은 춘추계 학술대회를 비롯해 월례발표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해 내년 하반기면 국내 학술단체로는 최초로 월례발표회가 100회째를 맞는 등 국내학술계에 독보적인 존재로 성장했다.

또 용성 스님의 대각사상을 계승하기 위해 지난 1998년 재단법인 대각회가 설립한 대각사상연구원도 10여년이 넘게 꾸준한 활동을 보이면서 대표적 학술단체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대각사상연구원은 ‘용성 스님의 경제-역경-노동-포교’라는 주제로 매년 정례학술세미나를 개최하면서 학술논문집 발간 등을 통해 용성 스님의 사상을 재조명하고 있다.

이밖에도 성철 스님의 문도회가 설립한 ‘성철선사상연구원’을 비롯해 도선사 등이 설립한 ‘청담사상연구소’, 경주 분황사가 주도하는 ‘원효학연구원’, 최근 금오문도회가 설립한 ‘금오선수행연구원’ 등도 논문집 발간, 정기 학술세미나 등을 통해 근현대 한국불교에서 커다란 업적을 남긴 큰스님들의 사상을 재조명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역사문화지구 조성 추진=최근 큰스님의 탄생 혹은 출가-열반 사찰들을 중심으로 그 지역일대를 역사문화지구로 조성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고려 말 대표적 선지식이었던 나옹 스님이 창건한 영덕 장육사는 최근 사찰 일대를 나옹 스님의 역사문화성지로 조성하고 있다. 특히 나옹 스님의 출생에서부터 출가, 깨달음까지 테마별로 조성한 기념관 설립을 추진 중에 있다. 또 의성 고운사는 부석사와 봉정사, 축서사 등 의상 스님이 창건한 말사 등을 묶어 의상 스님의 화엄성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그런가 하면 월정사는 화천군과 함께 근현대 선지식으로 추앙받고 있는 한암 스님의 사상을 재조명하기 위한 기념관과 수행관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처럼 큰스님에 대한 선양사업이 문중에 국한됐던 다례재를 넘어 지역축제, 역사문화지구 조성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면서 한국불교의 대중화와 정체성 확립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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