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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 300억 대 선교테마공원 조성

기자명 법보신문

이율배반적 개신교
지자체와 성지 순례길…옛 교회 성역화 추진도

대구 개신교계가 “‘팔공산 역사문화공원’은 사실상 ‘불교 테마공원’”이라며 전방위적 압력과 여론몰이를 통해 사업계획을 철회시킨 가운데, 한편에선 성역화 명목으로 지자체와 손잡고 100여 년 안팎의 역사를 포장하고 가꾸는 노력들을 진행하고 있어 “자신의 허물은 보지 못하고 남의 흠집 내기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개신교계의 이 같은 이율배반적 태도는 전국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광주시와 호남신학대학이 추진 중인 광주 ‘양림동 역사문화마을’ 조성이다. 양림동 역사문화마을은 개화기 선교유적지 개발과 도심 생태 및 숲 복원 계획에 따라 지난 4월 건립에 들어갔다. 양림동 일대 20만m²에 추진 중인 이 사업은 국비 127억원, 시비 127억원, 민자 53억원 등 총 307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2013년 완공될 예정이다.

그러나 세부 사업내용을 보면 순교자 기념공원과 선교사 묘역 조성, 역사문화공원, 관광편의시설 건립 등 팔공산 역사문화공원의 테마인 불교·생태·문화·관광에서 불교를 개신교로 바꾼 것에 다름없다. 따라서 개신교계의 주장대로라면 사실상 ‘개신교테마공원’에 국가예산이 투입된 것으로 적극 반대해야할 사안이다. 더욱이 이 사업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선교사 묘역에는 현재 개화기 당시 선교과정에서 숨진 22명의 미국인 선교사들이 묻혀 있는데 광주시는 선교사 묘역의 관광자원화를 위해 전남·북에 산재한 선교사 묘 20여 기를 이곳으로 이장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논산시는 논산·강경지역 개신교계와 공동으로 강경 일대를 기독교 성지순례 코스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성지순례 코스는 일제 때 신사참배를 거부한 강경성결교회, 한국 최초의 침례교회인 강경침례교회, 순교비 등으로 구성돼 있다. 개신교계 언론인 국민일보에 따르면 논산시는 성지순례 코스 개발을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300억원의 예산을 요청했다.

이밖에도 영천시는 경북에 현존하는 유일한 한옥교회당 건물인 자천교회 일대를 개신교 역사공간으로 개발한다. 자천교회는 약 100년 전에 건립됐으며 영천시는 40억원을 투입해 개신교 역사관과 새 예배당, 공원, 주차장 등의 공간을 마련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연경사회문화정책연구네트워크 김영국 운영위원은 “자천교회 손산문 목사는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천교회 일대가 기독교 유적지로 일반인들에게 알려지면서 매년 5000~8000여 명의 관광객이 방문, 복음 전파가 절로 되고 있다’고 밝혔다”며 “개신교 측의 논리라면 향후 이곳이 개발되면 국가예산을 선교활동에 사용한다고 비난을 받아야 한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김 위원은 이어 “현재 개신교계는 1000년이 넘는 장구한 역사와 임진왜란 당시 사명대사가 승군사령부를 설치해 승군을 지휘했던 동화사의 역사성은 부정하면서도 미국인 선교사 묘역과 100년 역사의 교회 성역화는 당연시하는 지극히 이율배반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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