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혈세 지원받으며 찬송가 음반 제작

기자명 법보신문

[집중취재]국·시립합창단 선교 활동 점입가경
확인된 음반만 33종…국립합창단도 ‘찬송가’
합창단 이름 내세워 녹음 시중에 버젓이 유통
조계종, 종교편향행위 조사…강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전국 국·시립합창단이 찬송가 음반을 제작, 기독교 선교 활동에 노골적으로 참여하고 있어 불교계를 충격에 빠뜨리고 있다. 최근 드러난 당진군립합창단의 선교 공연을 계기로 전국 지자체가 운영하고 있는 50여 개 지자체 합창단의 활동을 조사한 결과 국·시립합창단의 이름으로 제작된 찬송가 음반 다수가 시중에 유통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기독교 선교활동의 선봉이라 할 수 있는 찬송가 음반이 국립합창단을 비롯해 여러 시립합창단의 이름으로 제작 유통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교계에서는 이들 합창단이 선교활동의 핵심 세력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제기되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온라인 유통업체 3사에서 판매되고 있는 찬송가 음반을 조사한 결과 국립합창단을 비롯해 안산, 안양, 광주, 원주시립합창단 등 총 13개 국·시립합창단이 총 33종류의 찬송가 음반을 녹음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음반은 모두 현재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대부분 2007년 이후 발매된 음반들이다.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음반들이 국·시립합창단의 이름으로 제작·유통되었는지는 가늠조차 어려울 정도다.

국·시립합창단이 녹음한 찬송가 음반 중 안산시립합창단의 활동 수준은 가히 교회 직할 합창단이라 할 정도로 충격적이다. 교회음악과 클래식음악을 전문으로 다루는 음반업체 중앙아트에서 시리즈로 발매하고 있는 찬송가CD ‘중앙성가’의 음반 11종류를 녹음, 선교 합창단을 방불케 했다. 이밖에도 안양, 성남, 대전, 김해, 광주시립합창단이 모두 이 찬송가 시리즈 음반 작업에 참여했다.

뿐만 아니라 국립합창단까지 찬송가 음반 녹음에 참여해 충격을 더하고 있다. 국립합창단은 ‘찬송가 베스트’ ‘찬송가베스트 2집’ ‘국립합창단 찬송가’ 등 모두 3종류의 음반을 비롯해 12장으로 구성된 ‘국립합창단이 함께하는 찬송가’ DVD까지 출시, 판매되고 있다.

이 같은 시리즈 음반 외에도 안산시립합창단의 ‘흑인영가’ ‘The Greatest Songs of the World’, 안양시립합창단의 ‘영광의 찬양’ ‘Be still, My soul-거룩한 성가 9집’ ‘More Love To Thee-아가페찬양2집’, ‘아가페찬양 3집’, 구미시립합창단의 ‘은혜롭고 쉬운 성가집’, 고양시립합창단의 ‘오늘의 성가, 강가에 모이세’ 김해시립합창단의 ‘내 평생에 가는 길’, 광주시립합창단의 ‘은혜로운 새 찬양’ ‘찬송가 편곡집’, 원주시립합창단의 ‘GCM 성가Ⅵ’ ‘GCM 성가Ⅴ-향기로운 기름을’, 파주시립합창단의 ‘시냇가에 심은 나무’, 전주시립합창단의 ‘새롭고 쉬운 성가-소식전하라’, 구미시립합창단의 ‘은혜롭고 쉬운 성가 2집’ 등 다양한 형태의 찬송가 음반이 지자체합창단의 참여로 제작되고, 이들 합창단의 이름을 내세운 채 공공연히 판매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립합창단 지휘자는 “지자체 합창단이 제작사의 요청으로 찬송가 음반 제작에 참여하는 일은 관행적으로 흔히 있는 일”이라며 “합창단원 가운데 일부가 아르바이트 형태로 녹음작업에 참여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당진군립합창단의 선교활동 소식이 알려지면서 충격에 빠졌던 교계는 국·시립합창단들이 찬송가 음반 제작에까지 앞장서고 있다는 사실에 아연실색하고 있다. 불자성악인들로 구성된 합창단 LMB싱어즈의 황영선 단장은 “지자체로부터 예산을 지원받는 국·시립합창단이 지자체의 이름을 앞세워 선교활동을 벌이는 꼴”이라며 “국립이나 시립이라는 이름 아래 공공연하게 선교활동을 벌인다는 소문이 사실로 확인된 만큼 강력한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 한승희 사무팀장은 “국·시립합창단이 찬송가 음반 제작에 참여하는 것은 명백한 종교 편향 행위”라며 “얼마나 많은 지자체합창단이 이 같은 종교편향행위를 벌이고 있는지 상세히 조사해 종단차원에서 강력 대응할 것이며 이에 대한 지자체의 책임을 엄중히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