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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법회를 바라보는 시각들

기자명 법보신문
  • 집중취재
  • 입력 2010.11.08 13:05
  • 수정 2010.11.29 01:12
  • 댓글 0

“변화 필요하지만 전통 계승도 중요”

“양·음력법회  병행하되 법문은 필수 ”

불교인구 고령화 등 음력법회의 문제점을 공감하면서도 음력법회가 필요하다는 시각들도 적지 않다.

대다수의 스님들은 평일에 초하루법회 등이 열리면 노보살과 가정주부, 직장생활을 하지 않는 남성으로 참석 신도가 국한되는 단점을 잘 인지하고 있었다. 음력법회가 현대인의 생활패턴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가족단위의 신앙생활이 어렵고 덩달아 어린이·청소년 포교에도 음력법회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그러나 한국인의 전통문화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전통문화를 배격한 기독교와 달리 한국 고유의 문화를 받아들인 한국불교가 음력을 중요하게 여기는 한국인의 정서를 외면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서울 법련사 주지 보경 스님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가장 큰 명절인 설과 추석을 음력으로 지내는 게 현실”이라며 “음력법회는 전통문화를 이어간다는 차원에서도 중요하며 이를 외면할 경우 자칫 불교의 기반이 흔들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14년 째 음력법회를 참석하고 있는 조계사 신도 장경자(70·견도화) 씨는 “한국인의 고유 정서는 음력을 따른다”고 강조했다. 장 씨는 “불교에선 초하루를 정광재일이라 하는 데 불자들은 음력법회 만이라도 오신채와 육식을 금하는 등 심신을 청정히 하고 있다”며 “중생으로서 최소한의 도리를 하려는 생각들을 스님들이 외면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대중들의 음력법회 요구는 법회 참석률에서도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실제 초하루법회와 일요법회 참석 신도수가 많게는 10배 적게는 5배 이상이 나는 사찰도 다수였다. 수원사 주지 성관 스님은 “초하루법회 땐 1000명이 넘는 신도들이 기도하러 절을 찾아 왔었다”며 “지금은 600여명 정도 오지만 일요법회 150여명이 비하면 음력법회 신도들의 참석률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음력법회 때 신도들이 보시하는 기도비 역시 무시할 수 없다는 몇몇 주지 스님들의 토로도 있었다. 사찰 재정 확보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도 위주의 음력법회를 부정하기 보다 단점을 법문으로 보완, 활성화해야 한다는 의견들도 적지않다.

도심포교 성공 모델로 꼽히는 부산 홍법사 주지 심산 스님은 “젊은 층은 법문에 대한 욕구가 많다”며 “음력법회든 일요법회든 스님들은 좋은 법문을 하려고 노력해야 하며 이는 필수”라고 밝혔다. 법련사 주지 보경 스님도 “법회는 많을수록 좋다”며 “음력법회 때 법문하지 않는 스님은 책임 방기”라는 따끔한 충고도 곁들였다.

한편 일각에서는 양력 위주의 현대 생활패턴을 법회에 적용하지 않을 경우 불교를 찾는 인구는 더 줄어들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서울 법장사 주지 퇴휴 스님은 “주 5일 근무와 맞벌이 부부의 증가는 음력법회 참석 신도의 고령화를 낳았고, 이제 인원도 줄어드는 상황”이라며 “주말법회나 주중 야간법회, 일요법회 활성화는 향후 불교 미래를 위한 필연적인 과제”라고 말했다.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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