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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교-교육원장의 부재

기자명 이학종
공석중인 포교-교육원장을 선출해야 하는 중차대한 당면과제를 다음으로 미뤄 버린 지난 제150회 조계종 임시종회를 보며, 교계에는 종단의 앞날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아졌습니다. 이 종단을 이끌고 있는 지도부의 의식에 무엇인가 큰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지요.

포교와 교육은 여러 말을 할 것도 없이 종단의 가장 중요한 과제들입니다. 종단이 존립할 수 있고, 발전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업무를 관장하는 수장을 별 문제의식 없이 공석으로 계속해 남겨 놓을 수도 있다는 발상은 종단을 운영하는 종단지도부의 의식구조에 큰 문제가 있다는 반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조계종에 총무원이 있어야 할, 또 중앙종회가 있어야 할 이유는 무엇입니까. 포교를 활성화하여 보다 많은 사람에게 불법을 전하고, 종단의 미래를 책임질 인재를 양성하는 일을 효율적으로 지원하고 원활히 할 목적으로 그런 기구가 만들어진 것이 아니겠습니까. 굳이 종단의 3대사업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포교-교육사업은 일분일초라도 가벼이 여기거나 늦춰서는 안 되는 종단의 생명과 같은 현안이요, 과제입니다. 종단의 모든 기구는 오로지 이 두 가지 사업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습니다. 종단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행정은 바로 이 두 가지를 잘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그런데, 이 두 사업을 관장하고 이끌어갈 수장을 선출하는 일이 미루어졌습니다.

원장 선출이 미뤄진 배경에 대해 이런저런 말들이 많습니다. 두 원장의 후보를 거론하는 과정에서 종단정치를 담당하고 있는 일부 세력간에 힘 겨루기가 있었고, 이에 부담을 느낀 총무원장이 아예 후보추천 시기를 차기 종회로 넘겼다는 것이 이야기들이지요. 포교-교육원장이 갖고 있는 간선(직능)직 종회의원 선출권과 관련해, 자파 인물이 원장이 돼야 차기 간선의원을 선출할 때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는 정치적 계산에 따라 종회 내 정치적 이해를 달리하는 세력들 사이에 심각한 갈등이 빚어졌다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상대측 추천 후보를 비방하는 괴문서가 배포되는 일까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포교-교육원장을 선출하는 종단적 현안보다도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우선시 하는 본말이 뒤바뀐 잘못된 의식에서 비롯된 일들이지요. 포교-교육원장의 추천권을 가진 총무원장의 태도에도 문제가 있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총무원장은 포교-교육원장 추천권과 함께, 포교-교육행정의 공백을 막아야할 의무도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할 것입니다. 의무를 피해갈 것이 아니라 제3의 인물을 추천해서라도 포교-교육 행정의 공백을 막았어야 했다는 것입니다.

한국불교에서 정말 중요하고 시급한 일은 포교와 교육을 잘하는 일입니다. 이것을 뒷전에 미루게 할만큼 중요한 일은 없습니다. 정치적 이해를 이유로 포교-교육원장 선출을 팽개친 종단 지도부의 맹성을 촉구합니다.



편집부장 이학종
urubell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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