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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못 할 두 스님

기자명 법보신문

어린이에게도 하심을 잃지 않았던 스님
수행자라면 마땅히 본받아야 할 가르침

내 일생에 있어서 여러 스님들을 만났다. 그 많은 스님들 중에서 11살 어린 나이에 머리 깎아 출가시켜 주신 은사 스님과 논강을 하다가 꾸벅꾸벅 줄고 있는 어린 제자에게 회초리는커녕 ‘정말 졸리면 거기서 한숨 자라’고 하셨던 노 강백 스님은 정말 잊지 못할 스님이다. 그분들의 사랑으로 성년을 맞았고 성년의 이후로는 계율과 씨름하고 있다. 오늘이 있기까지는 모두 그 스님들의 염려와 사랑 덕분이었다.


두 스님 중에 한 스님은 해인총림에서 같이 지내기도 한 학계(學戒)라는 스님이다. 초발심자경문(初發心自警文)을 2년을 배우고, 한 번 읽어서는 암송을 하지 못했다. 초심(初心) 배우기를 1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고 발심(發心)은 한 철을, 자경문(自警文)도 한 철을 배워야 했는데, 배우려는 그 뚝심은 어린 나를 감동시켰고, 누구에게나 공경하는 마음을 버리지 않았다.


어린 아이에게도 하심(下心)을 잃지 않았던 그 스님. 큰 머리와 커다란 몸집을 가졌던 그 스님은 어린 나에게는 태산처럼 느껴졌다. 어린 아이의 버릇을 버리지 못한 나는 때를 쓰고 고집을 피우며 애를 먹여도 웃음으로 넘기던 그 스님, 지금 생각하면 ‘이 스님이 바로 포대화상의 변신이이라’ 생각된다. 그 스님은 지금 무엇을 하고 계실까? 아니면 이승을 하직 하셨을까? 가까운 이만 챙길 줄 아는 나의 치우친 편견이다.


2년 전 나에게는 또 한 가지 두 손이 모아지는 일이 있었다. 16년 만에 60권 사분율장을 번역 현토하여 표준화 하려고 애쓴 끝에 그 결실을 보아 출판을 했었다. 그래서 출판 보시를 받았는데, 어느 노 비구니 스님의 정성어린 보시였다. 검소한 생활로 자신도 넉넉지 못한 형편에도 한 푼, 두 푼을 모아 “보시금이 넉넉지 못하여 죄송하다”며, 끝내 본인의 보시를 남에게 알리지 말아 달라던 노 비구니 스님이다. 나의 욕심을 다 채우고 남는 것으로 보시를 한다는 것도 참으로 어려운 일 일텐데 자신도 어려운 삶을 살아가는 스님이 더구나 흔쾌히 어렵게 모은 돈을 보시한다는 것은 정말 본받아야할 일이다. 이런 우리이웃들의 선행은 희망을 준다. 특히 끝없는 윤회의 삶 속에서도 이 같은 선한 공덕이 우리에게 남아 있는 악한 성격을 없애고 결국 우리가 목표로 하는 깨달음이라는 위대한 목표를 성취할 수 있게 하는 희망의 씨앗이 될 것이다.


부처가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생을 보살로 있어야 한다는 것은 정해져 있지 않다. 인간이 부처가 되기로 결심했을 때의 수행의 정도에 따른 인격적 성품에 달려 있다고 보아야 한다. 아직 부처가 아닌 보살에게도 여러 가지 다른 구분이 가능하다. 이런 까닭에 미래의 부처가 될 분은 세 가지 구분이 가능하다.


우선 지혜의 길을 취하는 지행보살(智行菩薩)과 믿음의 길을 취하는 신행보살(信行菩薩), 전진의 길을 취하는 근해보살(勤行菩薩)이다. 첫 번째 길은 서둘지 않고, 두 번째 길은 믿음으로 충만해 있고, 세 번째 길은 선한 일을 행하는 데 지체함이 없어야 한다.


기뻐하지 말아야 할 것을 기뻐하고, 슬퍼하지 말아야 할 것을 슬퍼하고 실체가 아닌 것을 실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실제로 가치가 있고 귀중한 것을 무시하며 가치 없는 대상을 추구하며 살고 있다. 이와 같은 무지의 잘못된 생각 때문에 괴로움이 생겨난다.

 

철우 스님

가장 가치 있는 대상은 무엇인가? 이웃과 자신의 실제적인 가치를 평가하고 행복을 최대한 늘리고 괴로움을 최소한으로 줄여 나아가도록 인간의 존재와 운명의 모든 비밀을 아는 것이다.


철우 스님 율장연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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