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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위한 변명

기자명 법보신문

인간의 탐욕이 자연 질서 어지럽게 해
개발 위주 정책 일삼는 정권 뉘우쳐야

금년은 백호의 해였다. 자연의 질서는 후안무치한 권력에 대하여 12지신의 순환이 말하는 상징을 통해서까지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금년 한 해를 돌아보자.


2010년 한반도는 벽초부터 구제역이 돌면서 시작됐다. 새 해 1월2일부터 포천과 연천을 휩쓴 구제역은 1월29일까지 총 5,956마리의 소를 생매장했고, 4월8일부터 5월6일까지 강화, 김포, 충주, 청양을 휩쓴 구제역은 소, 돼지 총 4만9,874마리를 생매장했다. 그리고 11월29일부터 경북 안동에서 시작된 구제역이 무서운 기세로 대구, 경북, 충청도, 전라도를 삼키고 있는데, 지금까지 325개 농가의 가축 10만4360마리가 살처분 됐다.


그 동안 한반도는 정전협정이 체결된 이래 가장 위협적인 전쟁상황을 맞이했다. 병사 46명의 귀중한 생명을 잃어버린 천안함 침몰사건은 이명박 정권의 어리석은 대북정책을 들어낸 사건이다. 결국 출구전략을 찾지 못하다가 병사 2명과 민간인 2명의 무고한 생명을 추가로 잃은 연평도 사태로 이어져, 한반도를 전쟁의 늪으로 몰아갔다. 보수우익은 전쟁 불사론으로 대동단결하고 대통령은 강력한 응징을 부르짖었다. 신임 국방장관도 전투기로 초토화시키겠다고 한다. 우라늄 핵처리 기술을 공개한 북한에 핵항모 조지 워싱턴호가 맞불을 놓는 폭력과 광기의 야만의 시대로 돌아가고 있다.


이 뿐인가. 지난 11월에는 4대강 공사가 벌어진 남한강 이포보 인근에서 도하훈련을 하던 육군 공병부대 소속 고무보트가 강물에 뒤집혀 장병 3명이 숨지고 1명이 중태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포보 건설 공사로 강폭이 80%가량 막혀 생긴 심한 소용돌이와 빨라진 물살 때문에 고무보트가 뒤집혀 버린 것이다. 노동자도 속도전에 속수무책이다. 4대강 공사로 인해 직접 사망한 노동자가 5명이다. 거기에 단양쑥부쟁이, 꾸구리, 표범장지뱀, 수달 등 멸종위기의 생명은 통째로 생매장 당하고 있지 않는가.


이 와중에 현 정부는 사실상 국민을 속이는 한미FTA 추가협상을 굴욕적으로 타결시켰다. 오바마 미 대통령이 ‘획기적인 딜’이라며 극찬하고 미국 자동차 업계가 ‘FTA 결과지지’ 입장을 발표했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스스로 자인하듯, 자동차분야에서 미국의 요구를 모두 들어준 망국적인 굴욕협상을 체결한 것이다. 기존 협정문에서 점하나 바꾸지 않겠다던 현 정부가 국민을 상대로 사기를 친 것이다.


이번 추가협상에서 언급도 하지 않았다던 쇠고기 문제는 미국 통상전문지 ‘인사이드 유에스 트레이드’가 ‘미국산 쇠고기가 월령에 상관없이 한국 시장에 진출하도록 수주, 수일 내에 논의를 이어가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함으로써, 결국 쇠고기마저 내주는 것이 아닌지. 그리고 4대강예산전액삭감을 요구하고 있는 여의도 농성장에는 칼바람이 불고 있다. 성공회대주교 박경조 신부님은 “이 정권은 국민을 대놓고 무시하는 오만한 정권이라며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했다.


▲정호 집행위원장
2010년 경인년이 저물어 간다. 한 해의 갈무리는 백호가 하리라. 백호는 사람을 해치지 않는 영물이지만, 지도자가 악행을 저지르거나 인륜을 거스르면 광포해진다고 하지 않았는가. 꺼지지 않는 촛불을 응시하며 끝까지 일신우일신할 것이다. 


녹색구출특위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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