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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불자, 화쟁국사 원효 스님 가장 존경

기자명 법보신문
  • 집중취재
  • 입력 2011.01.03 12:24
  • 수정 2011.01.07 10:44
  • 댓글 0

2011 오늘의 한국불교 법보신문 설문조사

영향력 1위 자승 스님…재가자 김의정 회장
종교갈등 책임은 개신교 지도자·대통령 順

 

 

 

한국불자들은 갈등과 대립을 해소하고 화쟁사상을 널리 설파했던 원효 스님을 가장 존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원효 스님에 이어 법정 스님과 성철 스님을 가장 존경하는 스님 2위와 3위로 선택했다. 또 현재 불교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비구는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며, 비구니는 명성 스님, 재가불자는 김의정 조계종 중앙신도회장으로 나타났다.


법보신문이 NGO리서치(소장 윤남진)에 의뢰해 2010년 11월22일부터 12월10일까지 전국 21개 불교교양대학 재학생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1 오늘의 한국불교’ 설문조사에서 702명의 응답을 분석대상으로 한 결과다.


원효 스님은 2006년 12월 조사에서 ‘가장 존경하는 스님’ 1위에 오른데 이어 4년 만에 38.6%의 지지를 받아 다시 1위에 올랐다. 이는 불자들이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에 놓인 남북관계를 비롯해 지역·세대·빈부간 갈등이 상존하는 가운데 종교 갈등까지 심각해지는 오늘날의 세태에 비춰, 화쟁사상으로 원융무애함을 펼쳐 보인 원효 스님의 발자취를 그리워하고 있는데서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불자들은 이어 2010년 3월 11일 “그동안 풀어놓은 말 빚을 다음 생으로 가져가지 않겠다”며 입적 순간까지도 ‘무소유’를 온몸으로 실천한 법정 스님(14.7%), 영원한 종정 성철 스님(11.5%), 의상 스님(4.1%), 사명 스님(3.5%), 만해 스님(2.2%)을 가장 존경하는 스님으로 꼽았다. 그리고 법륜 스님(1.5%)은 생존 인물 중 유일하게 1% 이상의 불자들로부터 ‘가장 존경하는 스님’으로 선택됐다. 이같은 결과는 법륜 스님과 스님이 이끌고 있는 정토회의 사회참여 활동이 불자들에게 큰 감명을 주고 있는데서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불자들은 또 가장 영향력 있는 비구 스님으로 현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27%)을 꼽았다. 이는 지난 조사에서 당시 총무원장 스님들이 1위로 꼽힌 것과 마찬가지로 조계종 총무원장이 불교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점을 반영한 결과라 할 수 있다. 불자들은 이어 법정 스님(12%), 성철 스님(8.2%), 명진 스님(6.2%), 법륜 스님(5.4%)을 가장 영향력 있는 비구 스님으로 선택했다. 그러나 인터넷으로 동시에 진행된 조사에서 재가불교 리더들은 가장 영향력 있는 비구 스님을 자승 스님(32%)에 이어 도법 스님(16.7%), 법륜 스님(12%) 순으로 꼽아 불교교양대학 재학생들과 차이를 보였다.


이어 영향력이 가장 큰 비구니 스님으로 현 조계종 전국비구니회장 명성 스님, 영향력이 가장 큰 재가불자로 김의정 조계종 중앙신도회장을 꼽았으나, 응답률이 각각 26.9%와 20% 수준에 머물러 비구니 스님과 재가불교지도자들에 대한 인지도가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자들은 그러나 최근 그 정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비판 받고 있는 정부 및 유관기관의 종교편향과 개신교계의 불교폄훼에 대해서는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처음으로 포함된 종교간 갈등 원인을 묻는 질문에서 불자들은 개신교 지도자(35.8%)와 대통령(29.2%)의 책임이 크다고 응답했다. 또한 응답자의 61.8%는 향후 종교간 갈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불자들은 종교간 갈등 해소를 위해 종교간 대화 및 교류강화(58%), 정치인과 공무원의 엄정중립(21.2%), 종교일반 공교육강화(12.1%), 갈등 방지법 제정(5.7%)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한편 불자들은 종단 지도자들은 물론 재가지도자들의 사회적 지도력을 10점 만점에 5점 이하로 낮게 평가했다. 이같은 결과는 사회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던 교계 지도자들의 역할에 대한 불만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향후 일반사회를 아우르는 지도자들의 역량이 담보될 때에만 비로소 불자들의 신뢰와 자긍심도 함께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심정섭 기자 sjs88@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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